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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BTS 광화문 공연, 국가적 스펙터클이 무너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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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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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스=윤광은 칼럼] 

 

BTS가 처한 상황은 좋지 않다. 광화문 공연은 26만 명이란 예상치를 한참 밑도는 4만 명(서울시 추산)의 인파가 모였다. ‘BTS 노믹스’라는 명명의 무색함을 빈정대는 여론이 떠돈다. 정부 인력 수천 명이 투입되며 현장을 통제하고 언론들이 공연의 경제 효과를 웅장하게 예측한 것에 비해 실체가 초라했다는 비난이다. 한 기사에 따르면, 공연 당일 광화문 상권 매출은 한 달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생략)

 

하지만 상황은 BTS가 국가의 힘을 직접적으로 호출해야 하는 때가 오면서 변했다. ‘국위 선양의 영웅’으로서 병역 특례를 위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하이브 측은 ‘BTS 멤버들이 힘들어한다’는 코멘트를 흘리며 매듭이 지어지길 촉구했지만 여론의 역풍을 불렀을 뿐이다. 결국 멤버들이 입대하는 것으로 논란은 봉합되었다. 잠시 흔들렸던 국가적 영웅의 위치는 평형을 되찾았다.

 

이번 광화문 공연은 제대 이후 복귀를 위한 무대로서 나라의 광장을 빌려달라고 다시금 국가 권력에 무언가를 요청한 사안이다. 준비 과정부터 소음과 비판에 휘말렸다. BTS가 자기 활동의 결과로서 국격을 빛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국익의 대표자를 자처하고 그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할 때마다, 한국과 BTS의 관계는 흔들렸고 그들의 입지에 균열이 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열고 있다. [빅히트 뮤직/넷플릭스 제공]

 

하이브의 구원투수로 광화문에 서다 

 

광화문 공연은 무리한 구석투성이였다. 별도의 공연장을 놓아두고 구태여 공공의 광장을 무대로 삼은 것도 그렇고, 공권력이 그토록 대거 동원된 것도, 넷플릭스를 끌어들인 것도 그렇다. 이치대로 하자면 별도의 공연장에서 넷플릭스가 중계를 하거나, 광화문에서 공연을 하되 국내 공중파를 통해서 중계를 했어야 한다. 개별 아이돌 그룹을 통해 성대한 국가주의적 이벤트를 겨냥했지만, 그 모양새의 무리함으로 인해 이벤트의 실패가 이미 예고돼 있었다.

 

순리에 맞지 않는 기획을 왜 이토록 떠들썩하게 감행했을까. 정부와 하이브의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문화산업 세계화의 상징을 지원하며 치적을 남기길 원했고, 하이브는 4년간의 BTS 완전체 공백기를 단숨에 만회하길 원했다. 하지만 하이브가 처한 상황 논리에서도 원인을 짚어 볼 수 있다.

 

하이브는 여러모로 악재에 처해 있다. 방시혁은 주가 조작 혐의에 걸렸고, 민희진과의 오랜 진흙탕 싸움은 민 씨 개인보다 훨씬 잃을 게 많은 하이브의 대외 이미지를 깎아내렸다. 언제부턴가 케이팝 팬들에게 하이브는 문화를 타락시킨 공공의 적처럼 통한다. BTS는 하이브가 지닌 사회적 위상의 전부를 차지하는 전가의 보도이자 최후의 보루이다.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 모습 (서울=연합뉴스)

 

(생략)

 

광화문 공연에 대한 비판 여론 깊숙한 곳엔 국민이 BTS에게 기대했고, 그에 부응해 BTS가 늘 충족해 주었던 '국익'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박탈감이 고여 있다. 국가주의의 눈먼 욕망이 웃지 못할 사태를 만들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국가주의의 폐쇄 회로에 갇힌 채 성 나 있다. 그 분노는 공공성의 침해에 대한 시민적 반응을 넘어 기대했던 나라의 위엄이 실현되지 않은 데서 비롯한 신민적 반응이다.

 

(생략)

 

광화문 공연의 맹점은 사익의 주체를 위해 공권력이 동원되고 광장이 전유되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점에만 있지 않다. 저 간극을 직시하고 좁히는 데 힘을 써야 할 정부가 말 그대로 공권력을 동원해 왜곡된 스펙터클을 직접 생산하려 했다는 데 있다. 이 책임 방기 앞에서 BTS를 야유하는 데 열중하는 것은 여전히 동일한 프레임 안에서 내달리는 또 다른 도피일 뿐이다. 극장에 불이 켜지고 나면 돌아가야 할 현실이 엄습한다. 철거된 광화문 공연장 뒤꼍에 나부끼는 것은 바로 그 현실을 향한 황량한 반문이다.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6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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