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BTS 컴백 공연 날, 광화문광장은 과연 ‘광장’이었나
2,116 45
2026.03.28 12:59
2,116 45
IjOSlZ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비티에스 컴백 라이브: 아리랑’ 공연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경찰·행정 인력 투입을 두고 ‘과도한 행정력 낭비’와 ‘시민 권리 침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한편, “안전을 위해서는 과할수록 낫다” “국위를 선양했는데 감수해야 한다”는 반론도 맞선다.


애초 26만명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측했던 경찰은 과도한 공권력 투입 논란에 ‘시민 안전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첨예하게 지속되는 논쟁을 인력 규모의 적정성 문제로만 보긴 어렵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따로 있다. 광화문광장이 과연 ‘광장’의 역할을 했는가다.


광화문은 애초부터 권력과 시민이 교차해온 공간이다. 조선시대에는 경복궁 정문 앞 어도를 중심으로 왕권의 상징 축이 형성됐고, 일제강점기에는 그 자리에 조선총독부 청사가 들어서면서 식민 권력의 중심으로 재편됐다. 해방 이후에도 이 일대는 미군정과 군부 등 국가 권력의 중심선으로 기능했다. 그러면서도 4·19 혁명, 6월 항쟁, 탄핵 촛불집회에 이르기까지 시민이 모여 발언하고 권력을 견제한 장소이기도 했다. 광화문은 단순한 ‘열린 공간’이 아니라, 누가 점유하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장소였다.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서 말하는 광장이 바로 광화문광장의 본질적 의미다. 사람들은 광장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타인과 만난다. 그러나 동시에 그 공간은 언제든 권력과 이념에 의해 점유되고 변질될 수 있다. 광장은 존재 자체로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 어떻게 열려 있느냐가 그 성격을 결정한다.


최근 별세한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가 말한 ‘공론장’ 역시 같은 전제 위에 서 있다. 공론장은 시민이 자유롭게 접근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서 핵심은 ‘비배제성’이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특정 권력이나 자본이 독점하지 않는 상태여야 한다.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광장은 이러한 공론장이 작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광장은 열려 있을 때 공론장의 기능을 하게 된다.


이 기준에서 보면 이번 광화문광장은 다른 풍경에 가까웠다. 공연 당일 광장은 거대한 통제구역으로 전환됐다. 접근은 제한됐고, 동선은 설계됐으며, 공간은 하나의 장면을 위해 연출됐다. 1만명 이상의 공공 인력이 투입된 것은 안전을 위한 조치였겠지만, 그 이전에 이미 광장은 특정 목적을 위해 선점된 상태였다. 이때 시민은 공간의 주체라기보다, 통제된 흐름 속에서 이동하는 단순한 행인이 됐다.


과잉 인력 투입에 대한 항변으로 시민 안전이 제시되지만, 문제는 그 안전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광장이 일방적으로 사용됐다는 점이다. 공론장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과잉 대응’의 문제가 아니라 ‘접근의 차단’이다. 이른바 배제된 것이다. 광장이 특정 이벤트를 위해 장시간 봉쇄되는 순간, 그 공간은 더는 누구나 머물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


광장은 무엇으로 채워지느냐보다, 얼마나 열려 있느냐로 정의된다. 최인훈이 질문했던 것처럼, 그리고 하버마스가 이론화했던 것처럼, 광장은 끊임없이 점유와 개방 사이에서 긴장한다. 이번 광화문광장이 그 균형 위에 있었는지 묻는 일은 과도한 비판이 아니다. 오히려 ‘광장이 광장으로 남기 위한’ 최소한의 질문이다.


https://naver.me/5hoZcR1i



목록 스크랩 (0)
댓글 4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멜리X더쿠💜 눈동자 톤에 맞춰 꼬막눈을 시원하게 트여주는 눈트임 마스카라 4종 체험 이벤트 221 03.26 35,04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09,43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059,76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94,06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66,607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78,53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31,31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43,87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6 20.05.17 8,652,23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32,24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40,23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30256 이슈 요 네스뵈 작가 소설을 좋아한다면 꼭 봐야할 넷플릭스 신작 21:08 21
3030255 이슈 독일 대표 청바지 브랜드 클로즈드 신상 21:08 22
3030254 정보 2026 성시경의 축가 콘서트 예매정보 21:07 68
3030253 이슈 35,000원이지만 또 먹고 싶은 교토 와규 히츠마부시 세트 21:07 37
3030252 이슈 [놀면뭐하니] 유재석, 하하, 허경환, 주우재, 이용진, 랄랄 몸무게 21:07 115
3030251 유머 김남길 팬미팅에 윤경호가 축하영상을 보냈는데 2분이 넘음 ㅋㅋㅋㅋㅋ 김남길 후기 : 미친놈… 이게 거울치료인가 봐요 21:07 108
3030250 이슈 요즘 엠지들은... 점심시간 1시간이 권리인줄 앎 8 21:07 316
3030249 유머 유튜브에서 연상연하 케미로 반응 좋은 김지유 & 강철부대2 이동규.JPG 21:06 112
3030248 이슈 2026 김세정 FAN CONCERT '열 번째 편지' 해외 투어 비하인드 21:06 14
3030247 이슈 성시경이 살 빼고 느낀 현실.jpg 12 21:06 877
3030246 기사/뉴스 이하이 "도끼, 하나뿐인 내 남자" 열애 인정…다정 스킨십까지 3 21:05 679
3030245 유머 🐱어서와요 저녁에만 운영하는 goyang-i Bar 입니다~ 1 21:03 104
3030244 이슈 원덬 기준 나이가 안 믿기는 레전드 동안 남자연예인 3명 6 21:03 562
3030243 이슈 [여자배구] GS칼텍스, 현대건설 꺾고 5년 만의 챔프전 진출 1 21:03 128
3030242 정보 🏅’26년 써클차트 남성솔로 음반판매량 TOP 8 (~2/28)-再🏅 5 21:00 253
3030241 이슈 izi 드러머였던 김준한이 드럼 치는 izi - 응급실(+ 유연석 이종원 장다아) 4 21:00 858
3030240 유머 쌍둥이 가진 부모들이 겪는 문제 8 20:59 1,374
3030239 유머 호스트바 루머 해명했던 서인영.jpg 4 20:58 1,489
3030238 유머 야구는 안 할 때 가장 재밌는 스포츠다 3 20:58 476
3030237 이슈 실시간 인스타에서 얼굴로 반응 터진 간바떼 챌린지 남돌 20:57 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