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민사9단독 김동현 판사는 지난 24일 이 아나운서가 KBS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KBS가 이 아나운서에게 미지급 임금 약 2억 894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아나운서는 2015년 KBS 지방방송국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입사 후 이듬해부터 아나운서 업무를 맡아왔습니다. 그러나 2019년 신입 아나운서 채용 이후 업무에서 배제됐고, 이에 근로자지위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2022년 이 아나운서의 계약이 2년 이상 갱신된 점 등을 근거로 무기계약직 전환이 이뤄졌다고 보고 부당해고로 판단했습니다. 해당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고, 이 아나운서는 2024년 1월 복직했습니다.
이후 이 아나운서는 약 5년간의 해고 기간 정상 근무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아울러 계약직(7직급)이 아닌 정규직(4직급)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규직 아나운서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왔다는 이유입니다.
KBS는 정규직 아나운서의 경우 엄격한 채용심사 절차를 걸쳐 임용되는 반면 이 아나운서는 상대적으로 간략한 심사를 걸쳐 임용된 점, 재직기간 정규직 아나운서들이 수행하는 행정업무는 수행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7직급 임금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재판부는 이 아나운서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이 아나운서가 3년 이상 계약직으로 근무하며 채용시험에 준하는 능력검증을 거쳤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복직 이후 정규직 아나운서와 동일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업무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 아나운서 대신 채용된 신입 아나운서도 4직급으로 임용됐다"며 이 아나운서를 7직급으로 대우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KBS의 직급 부여 관행에 대해서도 "무기계약직 전환 시 7직급을 부여해 온 사례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처분이 정당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이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정규직과 동일한 취업규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도 인용했습니다.
이 아나운서를 대리한 법무법인 중심 류재율 변호사는 "기간제 근로자는 개념상 채용 절차가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이유로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같은 업무를 수행할 경우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확인한 판결"이라고 밝혔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484877?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