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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수선은 되는데 명품 리폼 왜 안돼?… 상식 어긋난다 생각했죠” (루이비통하고 소송해서 이긴 강남사 대표 인터뷰)

무명의 더쿠 | 09:39 | 조회 수 2008

■ M 인터뷰 - ‘루이비통 리폼’ 소송 이긴 이경한 강남사 대표

‘리폼 않겠다’ 확약서 요구 거부하고 4년간 법정싸움 진행
1·2심 패소에도 포기 안해… 스트레스로 몽유병까지 앓아

고객들 “내 가방, 어떻게 쓰든 내 자유” 자발적 탄원서 지원
대법 “개인적 용도 리폼요청 받은 경우, 상표권 침해 아냐”
판결뒤 손님 폭발적으로 늘어… 동종업계도 고맙다는 반응

 

 

“옷은 당연히 수선하는 건데 ‘명품’이라 불리는 해외 고가 브랜드는 왜 고객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을까요? 생각할수록 상식적이지 않았죠.”

 

지난 12일 이경한(58) 강남사 대표를 만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한 상가 건물에 있는 ‘강남사’ 사무실을 찾았다. ‘강남사’ 간판을 지나 좁은 계단으로 내려가니 가죽 냄새와 재봉틀 소리가 가득한 작업실에서 이 대표가 등장했다. ‘상식’을 언급하며 인터뷰를 시작한 이 대표는 132㎡ 남짓한 공간 한쪽에 수북하게 쌓인 갈색 모노그램 무늬의 루이비통 가방들을 보여줬다. 손잡이가 닳아있는 미니백과 클러치, 캐리어까지 수선 접수표가 붙은 가방만 수백 개였다. 이 대표는 35년 경력의 명품 수선사이자 세계적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을 상대로 4년간 법정 소송을 한 끝에 승리한 당사자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불린 강남사와 루이비통 간 상표권 침해 소송은, 강남사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26일 “수선업자가 개인적인 용도로 리폼 요청을 받는 경우는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 판결은 명품 리폼이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단으로, 명품 리폼을 일정 범위에서 허용하는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대표는 이번 판결로 수선업계에선 ‘영웅’이 됐다. 그러나 이 대표는 “배움이 깊지 않아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수선일을 시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해외 고가 브랜드 수선이 시작된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이를 기점으로 해외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해 관련 제품의 소비가 늘었지만, 사후관리서비스(AS)가 부실한 탓에 고객들이 동네 수선집에 수선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자연스레 수선을 시작한 이 대표는 14년 전 강남사를 인수, 2대 사장으로 있다. 그는 “이곳은 저와 직원들의 생활 터전이자 애정이 깃든 곳”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프랑스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이 전국의 수선업체에 내용증명서 1장을 발송하면서 이 대표의 터전은 크게 흔들리게 된다. 루이비통 측은 ‘루이비통 가방을 리폼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쓰라’고 요구했다. 대형 로펌을 앞세운 루이비통은 온라인에 올라온 주문 제작 현황을 문제 삼았다. 많은 수선업자가 요구를 이기지 못하고 확약서를 제출할 때, 이 대표는 홀로 제출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루이비통의 주장에 “왜?”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개인이 직접 리폼하면 괜찮지만, 전문가를 통하면 불법’이라는 루이비통의 논리가 가장 이해되지 않았다”며 “루이비통의 논리는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작업대 위의 루이비통 가방을 들며 “모노그램 무늬가 가득한 이 가방을 지갑으로 리폼하면 그 지갑에도 모노그램이 새겨지는데 그것이 상표권 침해라는 것”이라며 “고가의 웨딩드레스는 어머니가 직접 줄여 딸에게 물려줄 수 없고 전문가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데 그런 현실을 무시하고 전문가를 통하면 불법이라고 하니 비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소송으로 가게 됐지만, 1심과 2심은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줬다. 늦둥이 두 아이를 키우면서 소송을 이어가는 일은 버거웠다. 두 차례 패소하면서 이 대표는 몽유병까지 앓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어떤 변호사는 1심에서 완전히 지고 대법원에서 뒤집힌 사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며 “상표권 전문 변호사·변리사도 ‘상고해봤자 의미 없다’고 하니 그만둬야 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함께 싸워준 이들이 있다. 그가 주문처럼 외우는 이름들, 바로 박경신 고려대 교수와 법무법인 봄의 김철식·김세라 변호사다. 김철식 변호사는 루이비통 로고가 부착된 플라스틱 쇼핑백을 들고 법정에서 루이비통과 맞섰고, 박 교수는 미국 상표권 전문가들에게 일일이 메일을 보내 의견을 받아내며 소송을 이어갔다. 그런데도 2024년 10월 28일, 강남사는 2심에서도 패소했다.

 

하지만 뜻밖의 실마리가 등장했다. 강남사의 막내 기술자가 SNS에서 우연히 롤렉스 손목시계 개조와 관련한 상표권 판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 당시 독일과 스위스 재판부는 “수리업체가 고객의 롤렉스 시계를 개조한 사안은 상표권 침해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업체는 판매자일 뿐 손님의 모든 행위를 제한할 수는 없다는 것. 루이비통은 “사안이 다르다”고 반박했지만, 이 대표는 “상표권 침해를 규제하는 이유는 결국 타인의 상표를 도용해 불공정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을 이어갔다.

 

그에게 힘을 준 것은 판례만이 아니었다.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탄원서를 보내기 시작했다. 대법원에 제출한 것만 50장이 넘는다. “부모님의 유품인 가방을 버릴 수 없어 지갑으로 리폼했다. 리폼은 내 자유다” “11년 전 남편이 생일에 사준 가방이 오래돼 리폼을 결정했다. 내 가방을 어떻게 사용하든 그건 나의 자유” 등의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박 교수와 주고받은 메일부터 고객들의 탄원서까지, 족히 10㎝는 넘을 정도로 쌓인 종이 뭉치는 여전히 작업장 한쪽에 소중히 보관돼 있다. 4년간의 소송을 이겨낸 강남사의 치열함이 담긴 흔적이다.

 

이 대표는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오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했다. 법정 옆자리에 있던 기자가 “사장님, 완벽하게 이기셨어요”라고 말하고 나서야 비로소 승리를 실감했다고 했다. 그 순간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보안직원에게 경고를 받기도 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강남사를 찾는 손님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리폼이 불법일까 망설이던 고객들도 이제는 거리낌 없이 가방을 들고 온다고 한다.

 

이 대표는 “만약 소송에서 졌다면 소비자들이 옷 수선, 시계 리폼, 가방 리폼을 음지에서 계속했을 것”이라며 “아무리 제재를 해도 리폼은 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 판결로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제일 뿌듯하다”고 웃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에게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리폼하고 싶은지에 대해 물었다. 그는 “수선기술자로서 할 수 있는 만큼 오래 강남사를 지키는 게 목표”라며 “8세·4세 자녀가 있는데, 아이들이 커서 이번 판결이 어떤 의미였는지도 알아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780261

 

 

 

읽어볼만한거 같음 최종 '완벽하게' 승소해서 너무 다행이고 고객들 탄원서 감동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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