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한 여의도·강남 직장인 '쪽잠 공간' 찾아
수면 공간 있는 북카페·안마의자 카페로 우르르
국내 수면 시장 지난해 '5조원' 규모 달성

지난 25일 정오경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북카페에 '쪽잠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 25일 정오경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북카페. 담소를 나누거나 노트북을 하는 사람들이 책상을 차지한 가운데 가게 한 켠에 '쪽잠 공간'이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점심시간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여의도 직장인들의 '쪽잠 성지'다. 이날 12시가 넘은 지 15분이 지나지 않았으나 이미 좌석은 만석이었다.
여의도,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 내 쪽잠 공간이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북카페에도 낮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안마의자 카페 체인점까지 점심시간마다 만석을 이룰 정도다. 강남에는 수면 카페도 있다. 강남역 인근 영화관 또한 '쪽잠 시장'에 참전할 정도로 직장인들의 낮잠 수요가 식지 않고 있다.
"이 1시간이 귀하다"…쪽잠 위해 11시 40분 선착순 경쟁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 수면카페에 마련된 수면실. 귀마개와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헤드폰도 제공된다. /사진=박수빈 기자
이날 여의도 북카페에서 쪽잠을 자고 나온 30대 직장인 A씨는 "어제 한 5시간, 6시간 정도 잔 것 같다"며 "회사에서는 자는 것도 불편하고, 점심시간이라도 눈치 보이고, 차라리 확 쉬고 다시 일하려고 왔다. 이 1시간이 귀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인의 실수면 시간은 5시간에 그쳤다.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의 '2026 대한민국 수면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의 실제 수면 시간은 5시간 25분으로 집계됐다. 권장 수면시간인 7~8시간에 비해 약 2시간 정도 부족하다. 직장인들의 쪽잠 수요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해당 조사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 2년간 37만774명의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한 것으로 국내 공개 수면 데이터 분석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쪽잠 공간 인기는 만석 시간대로도 확인된다. 여의도 북카페는 오전 11시부터 고객이 오기 시작해 오전 11시 40분이면 만석을 이룬다. 북카페 직원은 "평일이면 점심 시간대는 항상 다 찬다"며 "11시부터 오셔서 1시면 다 나가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오후 3시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 수면카페에 마련된 빈백 등 휴식 공간에 몇몇 방문객이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강남도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 카페는 11시 40분만 되면 수면실뿐만 아니라 다른 공간까지 다 찬다. 빈백 좌석뿐만 아니라 침대가 있는 수면실도 있어 수면 카페로 불리는 곳이다. 해당 카페를 운영하는 정운모(70) 씨는 "점심시간 대 25명 정도는 온다"며 "9개 있는 수면실은 기본적으로 찬다"고 말했다.
쪽잠 공간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주춤했다 최근 다시 활성화되는 추세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10년간 수면 카페를 운영해온 정씨는 "이 사업에 뛰어들 당시 미스터힐링이라고 안마의자 카페 체인점도 같이 있었다. 강남역에도 많이 보였는데 코로나 때 다 사라졌다"며 "그런데 지금 지난해부터 쉼라운지, 나비잠 안마의자 등 체인점이 들어서기 시작하더라"라고 전했다. 실제로 여의도, 강남 지역 안마의자 카페 체인점은 점심시간 만석을 이뤘다.
국내 수면 시장 '5조원'…수면 부족에 지갑 여는 한국인

지난 23일 정오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메가박스 강남 리클라이너관에서 사람들이 낮잠을 자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강남역 메가박스도 직장인 쪽잠족을 겨냥했다. 메가박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강남·구의이스트풀 지점에서 이번 달까지 낮잠을 잘 수 있는 '메가쉼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백색소음이 나오는 리클라이너 상영관에서 최대 2시간 동안 잠을 잘 수 있다.
주말 직후인 지난 23일, 월요일에도 19명의 사람이 상영관을 찾았다. 입장 시간인 정오가 지나도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들어가는 직장인도 있었다. 이날 상영관에서 낮잠을 자고 나온 김경민(27) 씨는 "지금이 두 번째"라며 "지난주에도 왔다. 이 근처에서 인턴 근무를 하고 있는데 화사에서 쉬는 건 좀 그래서 오게 되더라. 주에 두 번 정도 더 올 거 같다"고 말했다. 30대 회사원인 최유진씨는 "시간이 되면 또 올 것 같다"며 "회사에서는 잘 수가 없어서 처음 와봤는데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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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267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