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 개요
이틀 뒤인 2월 23일, 김씨는 우상복부 통증과 황달 증상으로 다시 병원을 방문했다. 복부·골반 CT 검사를 받은 뒤 응급실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중 통증을 호소했고, 의료진은 펜타닐을 생리식염수에 혼합해 투여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계획한 50㎍이 아닌 500㎍이 처방·투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김씨는 눈동자가 오른쪽으로 쏠리고 청색증(피부나 입술, 손끝 등이 산소 부족으로 파랗게 변하는 상태)을 보이며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상태가 됐다. 이후 심정지에 빠져 의료진은 심폐소생술과 기관 내 삽관을 시행했고, 자발순환(심장이 다시 뛰며 혈액 순환이 회복된 상태)이 회복됐다.
김씨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고, 같은 날 경피적 담낭 배액술을 시행받았다. 이후 상태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옮겼으며, 3월 5일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받은 뒤 퇴원했다. 다만 김씨는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불안, 불면 증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환자 “과다 투여로 심정지·정신적 후유증 발생” vs 병원 “약제 선택 자체는 적절”
김씨 측은 “의료진이 펜타닐을 과다 투여해 호흡 억제와 심정지라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고,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불안 등 정신적 후유증이 남았다”며 의료진 과실을 주장했다.
반면 병원 측은 “김씨가 이전 응급실 방문에서도 여러 진통제를 투여받아야 통증이 조절됐고, 재내원 당시에도 담낭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펜타닐을 사용하는 것 자체는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투여 과정에서 계획한 용량보다 많은 양이 투여된 사실은 인정했다.
감정 결과, 의료중재원은 김씨에게 펜타닐을 진통제로 투여한 것 자체는 당시 상황에서 부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김씨 체중이 77kg인 점을 고려하면 적정 투여량은 50~100㎍ 수준인데, 실제로는 500㎍이 투여돼 권장량의 5~10배에 해당하는 과다 처방이었다고 봤다.
또 의료중재원은 김씨가 펜타닐 과다 투여 뒤 심정지를 겪은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 불안 증상으로 치료받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해당 사건과 정신적 후유증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심정지 경험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고, 기존 우울증 병력이 있는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아울러 의료중재원은 펜타닐을 과다 처방한 의사뿐 아니라 이를 승인·불출한 약사, 용량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투약한 간호사 모두에게 과실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병원이 김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조정위원회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병원이 김씨에게 1100만원을 지급하도록 조정했다. 양측이 이에 동의하면서 사건은 합의로 마무리됐다.
이번 사례는 마약성 진통제 투여 과정에서 용량 확인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펜타닐은 강력한 진통 효과를 가진 약물로, 적정 용량을 초과하면 호흡억제 등 위험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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