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통계 세탁’에 증발한 위기개입팀 200명…‘자살률 1위’ 국가의 배신
국립정신건강센터, 광역센터 성과 평가서
자살예방 최전선 위기개입팀 근속률 제외
'고무줄 잣대' 동원해 근속률 '뻥튀기' 정황
서류상 ‘우수기관’ 둔갑할 때 현장은 '비명'
전문가들 "정부가 오히려 사각지대 자초"
본보 취재에 “평가체계 반영 복지부와 검토”
속보=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전국 광역센터 평가에서 자살 예방 최전선인 위기개입팀을 통째로 제외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사실상 정부 묵인 속에 현장의 부실을 지워내는 ‘통계 마사지’로, 전국 수백 명 요원이 ‘투명 인간’으로 전락한 셈이다. 국가 정신건강 컨트롤타워가 되레 실태 방치의 면죄부를 주면서 자살 예방 안전망의 거대한 사각지대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다.
23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지난해 전국 17개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를 평가하면서 위기개입팀 요원들의 근속률을 주요 지표에서 삭제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평가는 제2차 정신건강기본계획에 따라 2022년 시범평가 후 도입됐다. 센터 측은 서면 답변을 통해 “위기개입팀은 이직률이 높아 데이터 정확도 확보가 어렵고, 현장 의견 등을 반영해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평가 점수 하락을 우려한 일선 센터의 민원을 수용해 이직이 잦은 격무 부서를 통계 분모에서 배제한 것이다.
이러한 ‘통계 왜곡’은 현장의 부실을 가리는 은폐 수단으로 전락했다. 특히 근속 지표는 평가 때마다 ‘고무줄 잣대’로 변질됐다. 일례로 본보가 입수한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의 연도별 자료를 보면, 2022년 36개월 기준 17%에 불과했던 근속률은 2023년 기준을 12개월로 대폭 낮추면서 87%로 수직 상승했다. 고용 안정 대신 잣대를 낮춰 만든 ‘통계적 착시’인 셈이다.
기준이 24개월로 다시 강화된 2025년 평가에서는 위기개입팀을 덜어내는 ‘꼼수 통계’가 동원됐다. 당시 평가 기준인 2024년 12월 기준 울산센터의 인원은 40명 안팎이었지만, 평가표에는 27명만 기재됐다. 이직률이 높은 위기개입팀을 통계에서 아예 삭제하는 방식으로 55.6%를 기록해 낙제점을 면했다.
실제 울산 위기개입팀에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28명의 요원이 떠났고, 정원 14명 중 10명이 1년 미만 신입인 실태는 국립센터 평가 결과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울산의 사례를 볼 때 타 지역 역시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보이나,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상세 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