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수급 비상…종량제 봉투 품절 확산
해협 봉쇄 여파, 식품·유통 전반 긴장 고조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한 마트에는 5·10ℓ 종량제봉투가 동나고, 20ℓ만 남아있었다. 박연수 기자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비닐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식품 포장재에 이어 쓰레기 종량제 봉투까지 품절 사례가 잇따르며 ‘비닐 대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비닐 원재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 우려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종량제 봉투 구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8시께 찾은 서울 마포구 한 SSM(기업형슈퍼마켓)에서도 종량제 봉투 상당수가 소진됐다. 20ℓ짜리만 일부 남아 있었고, 5ℓ와 10ℓ는 이미 동난 상태였다. 매장 직원은 “목요일 발주해 들어온 물량인데 이렇게 빨리 빠진 건 처음”이라며 “지난주부터 사람들이 4~5묶음씩 구매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구매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종량제 봉투를 판매하는 ‘종량제닷컴’은 홈페이지에 “최근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종량제봉투 제작부터 수급 및 입고 일정이 원활하지 못합니다”라며 출고 지연을 안내했다. 업계는 종량제 봉투 재고를 한 달 치로 추정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종량제 봉투 재고 전수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한 소비자는 “종량제 대란이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100장 넘게 확보”했다며 “마트에서 5묶음을 달라고 했더니, 2장만 줄 수 있다고 했다”고 했다. 다른 소비자는 “나프타가 들어가는 필수품들을 최저가로 사고 있다”며 게시글을 올렸다.

종량제 봉투를 판매하는 온라인 몰 ‘종량제닷컴’에 ‘전 지점 출고지연 안내’ 공지가 올라와 있다. 박연수 기자
식품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포장재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제품 출하와 판매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유가 및 환율 변동이 생산 현장에 즉각적인 차질을 초래하고 있지는 않으나, 라면 포장재 수급(원료) 관련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원자재 수급 부족으로 인한 단가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음료 제품에 필수적인 플라스틱 페트병을 생산하는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석유화학 원료 가격이 오르면 페트 수지 단가도 뒤따라 상승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바로 납품가에 변동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약 3개월 정도 후에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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