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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선거의 계절, 돔구장의 계절...전국 10개 지자체 돔구장 공약 난립, 과연 몇 군데나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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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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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sports.naver.com/general/article/529/0000076670

 

-지방선거 앞두고 10곳 이상 돔구장 공약 쏟아져
-타이베이돔 1조 6000억 쏟고도 홈팀 없고 누수만 100곳
-재원·구단·수요 모두 불투명…중복 투자 우려도
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돔구장 공약이 나오고 있다(사진=나노바나나 생성 이미지)

[더게이트]

선거철만 되면 전국 팔도에서 들려오는 노래가 있다. "우리 동네에 돔구장을 짓겠습니다"라는 지자체장과 후보들의 목소리다. 올해는 유독 정도가 더하다. 한두 곳이 아니다. 지도를 펼쳐보니 벌써 열 곳에 가까운 지자체와 예비후보가 돔구장 건설을 외치고 나섰다.

3월 20일 현재, 5만석 규모 초대형 돔구장 유치 의사를 밝힌 곳은 충북(오송역), 충남(천안아산역), 경기 고양·파주·구리·광명 등 6개 시·도에 달한다. 여기에 서울과 부산의 예비후보들도 가세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6월 3일에 실시된다. 딱 열 주 앞둔 시점, 대한민국은 지금 돔구장 붐에 빠져 있다.

도쿄돔(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1조 6000억 들이고도 '테이프' 붙인 타이베이의 민낯

지자체들은 아마도 일본의 도쿄돔을 롤모델로 여기는 듯하다. 1988년 문을 연 도쿄돔은 요미우리 자이언츠라는 확실한 주인을 두고 콘서트와 전시를 병행하며 거대한 '도쿄돔 시티' 생태계를 구축했다. 호텔, 놀이공원, 쇼핑시설이 구장 주변을 촘촘히 채우고, 야구가 없는 날도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365일 쉬지 않고 돌아가는 구조다. 하지만 이는 거저 주어진 결실이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된 개발과 노력의 산물이다. 도쿄라는 세계 최대 도시와 요미우리 자이언츠라는 인기 구단, 일본 최대 미디어그룹의 배경도 무시 못 한다.

세밀한 연구 없이 외형만 베끼려다간 타이완(대만) 타이베이돔의 전철을 밟기 십상이다. 타이베이돔의 건설 비용은 370억 타이완 달러, 한국 돈으로 약 1조 6040억원이다. 세계적인 설계사가 붙어 4만석 규모의 화려한 스펙을 완성했다. 그런데 정작 이 호화로운 구장을 홈으로 쓰는 프로야구단이 없다. 막대한 건설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운영사가 프로야구 경기보다 대형 콘서트 개최에 훨씬 큰 관심을 보여온 탓이다.

(중략)

지자체장 후보들에게 돔구장은 거절하기 힘든 종합선물세트다. 프로 야구단 유치, K-팝 공연, 국제대회 개최라는 장밋빛 미래를 한 번에 약속할 수 있어서다. 프로야구 연간 관중이 1200만을 넘고 K-팝이 전지구적 인기를 누리는 마당에, 계산기를 꼼꼼하게 두들겨보지 않은 유권자라면 언뜻 "나쁠 것 없어 보이는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 법하다.

이런 심리를 반영하듯 온 나라에서 돔구장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과 부산 같은 대도시는 물론, 과연 사람이 찾아가긴 할지 의심스러운 동네에서조차 돔구장을 짓겠다고 나선다. 다들 선거용이 아니라고 선을 긋지만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체부가 서둘러 5만석 돔구장 입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이 때문에 돔구장 공약이 난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지가 결정되지 않으면 누구나 자기 도시에 짓겠다는 공약을 마음껏 내걸 수 있다. 그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돔구장 공약이 현실성을 갖추려면 몇 가지 조건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 첫째는 돈이다. 타이베이돔 사례에서 보듯 제대로 된 돔 하나를 짓는 데는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그러나 유치 의사를 밝힌 지자체 대다수가 5000억원에서 1조원이 넘는 재원 조달 방법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살림이 빠듯한 지자체가 무리하게 추진했다가는 주민에게 돌아갈 혜택이 줄거나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둘째는 돔구장을 사용할 구단이다. 현재 국내에는 관중석 5만석을 채울 만한 야구단이 없다. KBO는 1군 구단 증설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도쿄돔이 성공한 건 365일 가동되는 생태계 덕분이었다. 프로야구가 주중 홈 경기를 주 3회 이상 책임지고, 비수기엔 공연과 각종 행사가 남은 날을 채우는 구조. 이 두 축이 맞물려야 비로소 돔구장이 사업성을 갖춘다. 아무리 K-팝이 인기라도 1년 내내 5만석을 채우는 공연을 이어가기는 어렵다. 구단 없이 공연 수익만으로 연간 수백억원의 유지비를 감당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셋째는 중복 문제다. 아무리 돔 같지 않은 돔이라고는 하지만 기존 고척돔이 있고, 청라돔(2028년 개장 예정, 2만 3000석)이 공사 중이며, 잠실돔(2032년 완공 목표)이 설계 단계에 들어가 있다. 이런 가운데 5만석짜리 거대 구장이 제대로 된 계획 없이 또 세워지면 서로의 방문객을 뺏어 먹는 제로섬 게임만 남는다. 그나마 서울이나 부산 같은 거대 도시는 복수의 돔구장도 버텨낼 수 있지만, 교통과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지방 도시에 세워지는 돔구장은 재앙이 되기 쉽다.


경제 효과라는 오래된 착각

지자체들이 전매특허처럼 내세우는 '지역 경제 활성화' 논리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간 나온 연구 결과들은 하나같이 "지역 경제 활동은 대체로 스포츠 경기장으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으며, 통상 제공되는 공공 보조금 규모는 관찰된 경제 효과를 크게 웃돈다"고 결론지었다. 투입된 공공 예산이 더 효율적인 곳에 쓰이지 못하는 기회비용의 함정이다.

물론 K-팝의 위상과 뜨거운 야구 열기는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이다. 하지만 '돔구장이 필요하다'는 당위가 '전국에 열 곳을 동시에 짓겠다'는 광풍을 정당화해주지는 않는다. 최근 7개 지자체가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전에 뛰어들었다가 홍보비만 날리고 사업이 잠정 보류된 전례를 떠올리면, 이번 돔구장 공약 대부분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문체부는 올해 중에 약 8억원을 투입해 적정 부지와 기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 결과가 나올 때쯤이면 6월 3일의 밤은 이미 지나가 있을 것이다. 휘황찬란한 돔구장 약속들 중 선거 이후 몇 개나 살아남아 실체가 될 수 있을까. 유권자들은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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