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다시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21일 오후 8시. 서울 도심의 상징적 공간에 울린 이 익숙한 가락은 같은 시각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190개국 3억명이 우리 민족의 정서를 담은 선율에 귀를 기울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K팝 그룹인 BTS(방탄소년단)는 이를 동시대의 언어와 음악으로 다시 풀어냈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축적해 온 상징적 공간인 광화문 광장이 가장 현대적이면서 인종도, 국적도 가리지 않는 세계인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세기의 컴백'으로 평가받는 이번 BTS 공연은 초대형 K팝 무대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서울 한복판에 대규모 인파가 모였고, 공연은 디지털 플랫폼을 타고 전 세계로 확산됐다. BTS를 매개로 한국의 말과 노래, 공간과 역사는 글로벌 콘텐츠로 전환됐다. K팝이 더 이상 하나의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한국 문화는 이제 음악과 영상에 그치지 않고 도시 공간, 관광, 소비, 국가 이미지까지 함께 움직이는 소프트파워로 작동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 광장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 일본 도쿄 시부야와 결이 다르다. 세종대왕과 이순신의 상징이 놓인 조선의 중심지이자, 근현대의 민주 시위와 월드컵 거리응원, 촛불집회의 기억이 축적된 공간이다. 그런 장소에서 펼쳐진 이번 공연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친 한국 사회가 이제 '문화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원조받던 나라에서 산업재를 수출하는 나라로, 다시 문화를 수출하며 세계와 연결되는 나라로 변화해 온 흐름이 이날 광화문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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