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찾아 답사" 광화문 '북새통'
서울 곳곳 체험형 행사장도 북적
광화문 교통통제, 주민들 발 묶여
"명당 찾아 답사 왔어요."
'방탄소년단(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은 흥분과 설렘으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무대가 마련된 경복궁 월대 앞부터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까지 전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팬덤 '아미'들로 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기념사진을 찍던 관광객이 인파에 떠밀려 차도로 내려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현장 관리자들은 노심초사하며 "통로가 협소하니 멈추지 말고 이동해 달라"고 연신 목소리를 높였다.
아미들에게 공연장 답사는 필수다. 팬덤 은어로는 '겉돌이'라고 한다. 음악이 잘 들리는 곳을 찾아 공연장 주변을 둘러보며 팬들끼리 교감하는 문화를 뜻한다. 경기도에서 온 신윤견(46)씨는 "스탠딩 좌석을 구했는데 겉돌이 하기 좋은 명당도 찾을 겸 공연장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미리 왔다"며 웃었다. 미국인 아미 샤넌(57)은 "티켓 순번상 내일 12시까지는 와야 한다"며 "공연까지 8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BTS를 보기 위해서라면 밥쯤이야 못 먹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티켓 예매에 실패한 팬들도 현장을 가까이서 즐길 방법을 찾느라 광화문 일대를 구석구석 돌아봤다. 말레이시아 관광객 아이브(20)는 "근처 건물이나 카페에 내려다볼 곳이 있나 찾아봤지만 빌딩이 다 닫는 거 같더라"라며 "당일 아침 7~8시쯤 나와 기회를 보다가 사람들 모이는 곳에 가서 관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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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광화문 인근 주민들은 발이 묶이고 일상이 마비돼 적잖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공연 전후로 광화문, 시청 일대 교통이 통제되고, 종로구 일부 지역은 음식 배달, 물품 배송도 중단된다. 종로구에 거주하는 양모씨는 "BTS 공연으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주말에 1박 2일로 온 가족이 인천에서 호캉스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연 당일 광화문 인근 프레스센터에서 결혼하는 신랑신부도 울상이다. 서울경찰청은 21일 오후 3~4시 지하철 을지로3가역부터 한국프레스센터까지 경찰 버스를 투입해 결혼식 하객들을 이송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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