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규탄하는 주요 미국 우방국들의 공동성명에 참여했다. 앞서 성명을 발표한 영국과 일본 등 7개국과 보폭을 맞추면서 ‘호르무즈 연합’ 파병 거부에 분노를 표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관련 정상 공동성명에 동참하기로 했다”라며 “이번 결정은 국제 해상 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과 국제사회의 동향,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차질이 우리 에너지 수급과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동성명 참여는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하고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기여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확인한다는 의의가 있다”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여타 참여국들을 포함하여 국제사회와 함께 글로벌 해상 물류망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일본·캐나다 등 7개국이 먼저 발표한 이번 공동성명에는 “이란군에 의한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와 무장하지 않은 민간 상선, 석유·가스 등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란을 향해서는 기뢰 설치와 드론·미사일 공격 등 상선 통행 차단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상선 통행의 자유는 국제법의 근간이 되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노력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당초 6개국 명의로 추진됐으나 막판에 캐나다가 합류했고, 한국 역시 내부 협의를 거쳐 이날 이름을 추가로 올렸다.
외교가에선 이번 성명을 대해 각국의 파병 거부에 분노한 트럼프를 달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장 군사 개입에 나서는 것은 부담이 큰 만큼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들의 책임 분담을 강조하며 한국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콕 찍어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한국은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벌이는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미국의 우방국 중에 가장 뒤늦게 이번 성명에 참여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가 모든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며, 국제법의 보호 대상이라는 점에 기반해 글로벌 해상 물류망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기를 바라는 입장”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법 및 절차와 한반도 대비 태세 등을 고려하면서 대처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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