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닭볶음탕 랩’으로 웃기고 ‘애니모션’ 무대로 눈도장
하츠투하츠(Hearts2hearts)의 출발은 조용했다. 데뷔곡 ‘더 체이스’(The Chase)는 비교적 슴슴한 인상으로 시작했고, 음악적 완성도에 대한 호평은 있었지만 단번에 대중의 시선을 붙드는 데뷔라고 보긴 어려웠다. 4~5인조 소인원 걸그룹이 주류처럼 자리 잡은 시기, 다인원 그룹이라는 점 역시 팀의 개성을 단번에 각인시키는 데는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후 ‘스타일’(STYLE), ‘포커스’(FOCUS) 활동을 통해 노래의 퀄리티와 팀의 방향성에 대한 반응은 조금씩 좋아졌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체감은 적었다.
흐름을 바꾼 건 의외로 무대가 아니라 자체 콘텐츠(자콘 / 통상 자컨으로 표기)였다. 지난해 12월 22일 공개된 ‘휴일의 운명이 달린 하츠 마블 게임’은 하츠투하츠의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놓은 자컨이었다. 멤버 8명이 4명씩 두 팀으로 나뉘어 주사위를 굴리고, 게임판에 적어둔 각자의 소원을 놓고 경쟁하는 단순한 구성의 콘텐츠였지만, 여기서 에이나의 캐릭터가 도드라졌다. 게임에서 진 에이나 팀은 차 안에서 닭볶음탕을 먹으러 간 멤버들을 기다리게 됐고, 하필 ‘닭볶음탕 먹기’를 적어낸 멤버도 에이나였다. 아쉬움이 가장 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에이나는 울상 대신 장난을 택했다. 차 안에서 즉흥적으로 “북치기 닭볶음탕, 우리 못 먹지만 스껄” 식의 랩을 뱉으며 분위기를 뒤집었고, 이 장면은 쇼츠로 빠르게 번졌다. 팬이 올린 관련 쇼츠 중 최고 조회 수는 현재는 467만회. 반응이 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 바이럴(Viral)이 흥미로운 건, 단순히 한 멤버의 웃긴 장면이 화제가 된 데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츠투하츠는 이 쇼츠를 기점으로 ‘웃기는 데 진심인 팀’이라는 이미지를 얻기 시작했다. 억지로 꾸민 예능 캐릭터가 아니라, 멤버들끼리 부딪히는 일상 안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오는 팀이라는 인상이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에이나가 있었다. 에이나는 무언가를 과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상황을 살리는 힘이 있었고, 멤버들 사이에서 흐름을 뒤집는 순간에 자주 등장했다. 이후 하츠투하츠가 자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내기 시작했고, 에이나와 함께 이안 등이 앞장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팀 전체에 대한 반응도 덩달아 좋아졌다.
에이나의 기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자컨에서 먼저 시선을 붙들고 무대에서도 같은 힘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MBC ‘가요대제전’에서 하츠투하츠는 신인 그룹 합동 무대의 일환으로 에이나와 주은, 지우가 함께 이효리의 ‘애니모션’ 리메이크 무대를 꾸몄다. 이 무대에서 에이나는 스타일링과 퍼포먼스를 가장 잘 받은 멤버 중 하나로 화제를 모았다. 자컨에서는 닭볶음탕 랩으로 웃기던 멤버가, 무대에 오르면 전혀 다른 얼굴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데뷔 초 하츠투하츠가 다인원 팀이라는 이유로 한 명 한 명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걸 떠올리면, 에이나가 보여준 선명한 대비는 더 인상적이다.
여기에 ‘노숭이’라는 별명까지 붙으면서 캐릭터는 더 단단해졌다. 멤버 유하가 지어준 이 별명은 에이나의 장난기 많고 재롱 잘 부리는 면모를 직관적으로 설명해준다. 예능 상황에선 실제로 멤버들이 에이나를 ‘노숭이’라고 부르고, ‘숭’을 붙여 별명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팬덤 안에서 하나의 공용어처럼 굳어졌다. 이 별명은 단순한 애칭이 아니라, 에이나가 가진 예능감과 팀 내 포지션을 압축해 보여주는 장치가 됐다. 웃길 때는 확실히 웃기고, 무대에선 또렷하게 살아나는 멤버라는 점이 ‘노숭이’라는 단어 하나로 정리된 셈이다.
하츠투하츠는 아직 팀 전체의 대중적 파급력을 더 키워야 하는 그룹이다. 그래서 더더욱 에이나 같은 멤버의 존재가 중요하다. 처음엔 음악적 완성도로 주목받고, 이후 자컨으로 팀의 얼굴을 알리고, 무대로 다시 존재감을 확인시키는 흐름 속에서 에이나는 하츠투하츠가 지금 어떤 방향으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멤버다. 웃겨서 눈길이 가고, 무대에서 다시 보게 만드는 힘. 에이나가 사랑받는 이유는 그 단순한 공식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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