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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발 묶인 韓선박들…“드론파편 떨어지고 눈앞서 화염, 피가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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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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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배가 공격당했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다음은 우리 차례가 아닐까’ 싶어 피가 마릅니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3주째 발이 묶인 최 모 선장(안전상의 이유로 익명 처리)의 목소리엔 긴장감이 잔뜩 묻어났다. 최 선장은 HMM의 부산 선박종합상황실에서 지난 18일 진행한 위성전화 통화에서 “페르시아만 안에 발이 묶인 배가 1000여 척이라는데 피격된 배가 벌써 17척에 달한다”며 “확률이 낮다고 해도 로또 당첨보다는 훨씬 높은 확률이란 생각을 하다 보니 매일 긴장 속에 봉쇄가 풀리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안전수역에서 앵커링(닻 내림) 상태로 대기 중인 한국 국적 선박은 최 선장의 선박을 포함해 총 26척이다. 갇힌 선원만 한국인 146명을 포함해 총 597명에 달한다. HMM(5척), 장금상선(5척), 팬오션(2척) 등 15개 해운사 선박이 기약 없는 대기 상황에 내몰렸다. 선종별로는 초대형 유조선(VLCC) 9척,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9척, 벌크선 6척, 컨테이너선과 자동차 운반선 각 1척이다. 선적된 화물도 원유, 석유화학제품, 비료, 철강, 자동차, 암모니아 등 국가기간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자원들이 총망라됐다.

선박 고립으로 해운업계가 입고 있는 경제적 타격은 ‘재난’ 수준이다. VLCC 9척만 따져도 가동 불능으로 인한 하루 손실이 7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VLCC 하루 용선료는 중동 사태 이후 기존 20만달러에서 40만~60만달러(약 6억~9억원) 수준으로 폭등했다. 컨테이너선·화학제품 운반선·벌크선까지 합산하면 26척의 하루 기회비용은 약 100억원, 3주 누적 손실은 이미 2000억원을 넘어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오만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지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오만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지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중소선사의 타격은 더욱 크다. 연평균 매출액 1000억원 미만 중소선사가 이번 고립 선사 15곳 가운데 타이쿤쉽핑, 새한해운, 제일인터내셔널 등 7곳에 달한다. 자금력이 부족한 이들은 선박 고립과 유류비 급등 충격을 버텨낼 여력이 대형 선사보다 현저히 작다.

선원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국민들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 선장과 선원들은 전쟁 발발 직후인 이달 초 두바이 인근 해상에서 미사일 피격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 HMM 선박종합상황실 관계자는 “당시 군함을 겨냥한 드론이 요격되며 선박 100m 앞 해상에 파편이 떨어졌다”며 “곧바로 대피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최 선장은 “비상 방송을 하자마자 기관실에서 일하던 인원들까지 전원이 5분도 채 안 돼 시타델(선내 대피소)에 집합했다”며 “매달 반복해 온 훈련이 몸에 배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선박은 사우디아라비아 담맘 안전수역을 거쳐 현재 주바일 앞바다 안전수역에 닻을 내린 채 해상 대기 중이다. 그는 “사우디 라스탄누라 정유공장에도 드론 공격이 있었다”며 “지금으로선 항구에 정박하는 것보다 바다 위 묘박지(해상대기구역)가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HMM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그단스크호. [사진 = 연합뉴스]

HMM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그단스크호. [사진 = 연합뉴스]


다행히 연료와 식량은 아직 여유가 있는 상태다. 선박은 정박 기준 4개월치 연료와 4월 20일까지 버틸 수 있는 식량분을 확보했다. 이달 25일께에는 70일치 식량을 보급선으로 추가 선적할 예정이다.

다만 사태 장기화 땐 추가 보급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사태가 진정돼 해협을 통과해도 싱가포르까지 10일, 부산까지 추가 일주일이 걸린다. 모든 기항지를 고려하면 귀국까지 최소 20일이 소요된다.


중동 사태 이후 부산 HMM 선박종합상황실도 풀가동 중이다. HMM 선박 관리 자회사(HMM오션서비스·HOS) 소속 1등 항해사 출신 감독 요원들이 24시간 교대로 모든 선박 위치를 추적하고 매일 4회 해수부에 보고한다. 청해부대와도 안전 확인을 위한 교신을 수시로 주고받고 있다. 현재까지 하선 의사를 밝힌 선원은 없다. 선박에는 위성통신망이 구축돼 있어 선원들이 수시로 가족과 통화하고 카카오톡까지 주고받을 수 있다. 그는 “(회사 측에서) 비상 상황에서 스케줄대로 항구에 들어가는 대신 곧바로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지시했고, 물가 상승에도 주·부식 비용을 걱정하지 말고 청구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절망적인 고립 속에서 뜻밖의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여겨졌던 MZ세대 선원들이 위기 상황을 계기로 하나가 된 것이다.

최 선장은 “처음엔 걱정했는데 막상 큰일을 겪고 나자 젊은 선원들이 먼저 ‘선장님, 꼭 같이 가겠습니다’라고 하더라”며 “위험한 환경에서 서로 더 소통하고 조심하자고 다독이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승무원 전원이 건강하게 버텨 가족 품으로 돌아가는 것, 지금 목표는 그것뿐”이라며 “국민 여러분도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653022?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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