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칼을 앞세운 과거의 제국주의 영웅들도, 막강한 자본을 앞세운 거대 경제 대국들도 결코 이룩하지 못한 '세계 통일'을 우리 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음악과 춤 하나로 해내고 있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 속에는 남의 것을 빼앗고 짓밟아 일어서려는 얄팍한 승자독식의 논리가 없다. 그저 너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고, 함께 위로받으며, 다 같이 손잡고 행복하게 내일을 향해 걸어가자는 뜨거운 진심만 있을 뿐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우리 민족의 오랜 건국 이념, 꺾쇠 홍익인간 꺾쇠의 숭고한 정신이 2026년의 최첨단 무대 위에서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형태로 만개하는 순간이다. 우리 문화가 전 세계인의 팍팍하고 외로운 삶에 다정한 위로가 되고, 그들을 진심으로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터질 듯 벅차오른다.
평생을 시장 바닥에서 사람들의 발만 쳐다보며 투박한 신발을 팔아온 늙은 장사꾼의 눈에, 이 엄청난 기적을 묵묵히 일궈낸 한국의 젊은이들은 그저 경이로움 그 자체다. 우리 기성세대는 그저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선진국이 만들어 놓은 서양의 기준을 가랑이가 찢어지도록 헐떡거리며 쫓아가기 바빴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은 남을 흉내 내는 대신 스스로 가장 매력적인 '새로운 기준(New Standard)'이 되어 전 세계를 당당하게 호령하고 있다.
이것은 단지 무대 위에서 빛나는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만의 성취가 아니다. 이름 없는 좁은 작업실에서 밤낮없이 코딩을 하고, 거울 앞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안무를 짜고, 세계 시장을 향해 거침없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섞어 던지는(Mix) 수많은 대한민국의 청춘들. 숱한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피와 땀을 갈아 넣은 그들의 묵묵한 노력이 겹겹이 쌓여 지금의 위대한 문화 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이번 주말, 광화문에서 울려 퍼질 그들의 웅장한 합창을 들으며 나는 남몰래 깊은 고개를 숙일 것이다. 가장 척박한 땅에서 태어나 세계 문화의 중심을 당당히 꿰차고, 온 인류의 마음을 다독이며 행복하게 만드는 위대한 여정을 걷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젊은이들에게. 당신들이 이룩한 이 눈부신 성취 앞에,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온 늙은 선배는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 참으로 고맙고, 눈물겹도록 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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