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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누가 편의점을 '꿀알바'래?"..정신없던 '파란조끼의 하루' [JOB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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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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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GS25 역삼홍인점 아르바이트 체험
입고품 검수, 계산, 픽업·배달 업무 경험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GS25 역삼홍인점에서 김현지 기자가 카운터 업무 체험을 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GS25 역삼홍인점에서 김현지 기자가 카운터 업무 체험을 하고 있다.

 

역대급 취업난 속에서 아르바이트는 이제 단순한 '용돈벌이'가 아니다. 지난해 기준 구직을 포기하고 숨고르기 중인 '쉬었음' 인구 255만명 시대. 알바는 누군가에게는 내일을 기약하는 가장 절실한 디딤돌이자 사회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다. 이에, 본지는 소비의 최전선인 유통·식품 분야 기업·고객간거래(B2C) 현장을 중심으로 우리 시대 직업의 실상을 체험하고 생생히 전하는 'Job(잡)스러운 기자들'을 격주마다 연재한다. 화려한 쇼윈도 뒤편의 백화점부터 원산지의 거친 숨결이 느껴지는 농촌까지, 기자들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직업 전선'의 진짜 목소리를 담아낸다.

 

 

[파이낸셜뉴스] "어서오세요 GS25입니다."


인생 처음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체험하며 가장 많이 반복한 말이다. 계산대를 지키며 손님을 맞이하는 일이 전부일 것이라 생각했던 건 착각이었다. 물건이 들어오고, 쌓이고, 다시 흩어지는 과정 속에서 편의점은 작은 매장이 아니라 하나의 '물류 현장'이었다.

 

출근하자마자 시작된 '입고 전쟁'

 

지난 4일 아침 7시 45분. 출근길 인파에 휩쓸려 토해지듯 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서 내렸다. 발걸음을 재촉해 이날 '잡(JOB)스러운 기자들' 체험 장소인 GS25 역삼홍인점에 도착했다. 점장에게 인사를 건넨 뒤 미리 발급받아둔 보건증을 제시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편의점에서 보기만 했던 짙은 파란색 유니폼을 지급받았다. 이날 해야 할 일을 간단히 전달받은 뒤 곧바로 체험에 들어갔다.

 

가장 처음 맡은 일은 입고된 물품의 검수였다. 편의점에는 하루 두 차례 물품이 들어온다. 오전 물량은 8시 30분에서 9시쯤 도착했다. 10여개의 커다란 플라스틱 트레이에 가득 담겨온 물품들을 전용 기계로 하나씩 스캔하며 발주 내역과 품목, 수량이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기계를 설정해두면 물건을 찍기만 해도 자동으로 인식돼 편리했다. 하지만, 무거운 박스를 쌓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건 고된 시간이었다.

 

검수를 마치고 깊은 날숨을 내쉬던 순간, 매니저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날아왔다. "어! 열 몇 개가 비네요?". 여러 명이 동시에 작업하다보니 박스 하나를 통째로 놓친 것이다. 어디로 갔는지 찾느라 한동안 진땀을 뺐다. 숙련된 매니저와 점장, 서포터즈(매장 지원인력)의 도움으로 다행히 찾아냈다.

 

이후에는 들어온 물품을 제자리에 배치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샌드위치 등 간편식품은 체계적이고 복잡한 정리 순서가 따로 있었다. 초짜인 기자는 채소와 고기 등 비교적 분류가 명확한 신선식품 진열을 맡았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GS25 역삼홍인점에서 김현지 기자가 샌드위치를 진열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GS25 역삼홍인점에서 김현지 기자가 샌드위치를 진열하고 있다.


폭발적인 출점 경쟁이 막을 내리고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편의점 업계의 화두는 '차별화된 생존'으로 옮겨갔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을 넘어 신선식품과 프리미엄 디저트 등 독자적인 콘텐츠로 승부하는 시대다. 기자가 알바 체험을 진행한 매장도 '신선식품 특화' 매장이었다. 고기·채소·과일 등이 웬만한 슈퍼에 버금갈 정도로 다양했다.

 

배치의 기본 원칙은 '선입선출'이다. 먼저 들어온 상품이 매대 앞에 오도록 정리해야 했다. 배치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물류 박스와 매대를 계속 오가야 해 체력 소모가 상당했다.

 

"카운터에만 있으면 좋을텐데"

 

물품 배치가 끝난 뒤에는 비교적 수월한 업무가 이어졌다. 카운터 업무와 즉석조리식품 조리였다. 매대에서 판매하는 즉석식품은 생각보다 종류가 많았다. 겨울철이라 어묵도 판매했고, 치킨도 종류가 다양했다. 이 편의점에선 피자도 판매하고 있었다. 각 식품마다 튀기는 시간과 조리 방식이 달라 매뉴얼을 확실히 파악해야 했다. 중요한 업무이다보니 기자는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잠시 체험만 했다.

 

카운터 업무의 기초는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어서오세요 GS25입니다"라는 인사와 계산하는 정도다.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어 상품을 찍으면 적용 가능한 행사 정보가 자동으로 표시됐다. 이를 그대로 안내하면 돼 생각보다 수월했다.

 

카운터에서 소화하는 또 다른 업무는 픽업과 배달 주문 처리다. 배달 플랫폼에서 해당 매장에 주문이 들어오면 안내 멘트가 크게 울려퍼진다. 그러면 카운터 근무자가 주문을 수락한 뒤, 영수증으로 출력되는 내역을 확인한 후 작은 장바구니를 들고 직접 상품을 담는다. 마치 대신 장을 보는 느낌이다. 다만, 신선식품은 1차, 2차 입고 물량을 구분해야 하는 등 꼼꼼한 확인이 필수적이었다. '1+1' 행사 상품도 빠짐없이 챙겨야 해 집중력이 요구됐다.

 

배달 기사들은 빠르게 도착했다.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상품을 준비하지 않으면, 기사 도착 이후 급하게 포장해야 하는 낭패를 겪어야 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GS25 역삼홍인점에서 김현지 기자가 도시락 상품 진열을 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GS25 역삼홍인점에서 김현지 기자가 도시락 상품 진열을 하고 있다.

 

 

최고난도 업무였던 '담배 판매'

 

가장 큰 어려움은 담배 판매였다. 매니저가 담배 진열 방식을 대략적으로 설명해줬다. 카운터 기준으로 왼쪽에는 외국 브랜드, 가운데는 국내 브랜드, 오른쪽에는 일본 브랜드가 있는 식이었다. 브랜드별 위치를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자신만만했는데 어림도 없었다.

 

'말보로 비스타 가든'이라는 제품을 찾는 손님은 "가든이요"라고만 말했다. 브랜드명만 겨우 꿰고 있던 기자에게는 소화 불가능한 난이도. 결국 담배 판매는 숙련된 매니저의 몫이었다.

 

매장에서 만난 '프로 알바들'

 

카운터 업무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근무 시간이 끝났다. 하루 짜리 체험이라서 시스템을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해 아쉬움도 남았다. 하지만, 따뜻하게 대해준 매장 직원과 서포터즈 덕에 재미있는 경험으로 남았다.

 

같이 일했던 매니저는 기자보다 나이가 어렸지만, 프로처럼 느껴졌다. 고객이 들어올 때 인사하는 발성과 발음이 인상적이었다. 매니저에게 관련 일을 하는지 물어볼 정도였다. 매니저는 "1년 넘게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숙련된 것 같다"고 했다.

 

서포터즈들은 새로 들어온 물품과 기존 물품이 섞여 있어도 어떤 게 당일 입고된 상품인지 바로 구분했다. 수십 가지의 샌드위치 위치도 정확히 파악했다. 준비해온 간식을 나눠준 서포터즈도 고마웠다.
 

(생략)

 

[기자의 알바 체험 한줄 평]
 

■ 급여/가성비 : ★★★☆☆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이지만, 오전근무는 생각보다 업무 강도가 높지 않았다.

 

■ 업무강도 : ★★★☆☆
입고품 검수 및 진열은 상당한 육체노동을 요하지만, 끝내고 나면 많은 체력이 소모되는 일은 없다.

 

■ 스트레스 : ★★☆☆☆
업무 및 주거지구라 고객 대부분이 점잖았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친절했다.

 

■ 난이도 : ★★★☆☆
상품별 진열위치, 담배 종류 외우기 등은 높은 난이도에 해당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549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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