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북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김소영(20)의 첫 재판이 다음 달 9일 열린다. 확인된 피해자만 6명. 지난해 10월부터 1월 중순까지 남성 4명이 김소영이 건넨 약물 음료를 먹고 의식을 잃었고 1월 말부터 2월 초 20대 남성 2명이 사망했다. 검찰은 김소영의 범행을 “사회 단절 상태에서 비롯된 이상 동기 범죄”이자 “사전에 준비한 계획범죄”로 규정하고 살인·특수상해·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 여전히 중요한 의문이 남아 있다. 고의 살해 여부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김소영이 자신의 주거지에 있던 식칼 손잡이 부분으로 약을 빻아 가로로 만든 뒤 숙취해소제 등에 상대 남성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반복된 범행과 사전 검색 정황을 들어 계획 살인으로 판단했다. 반면 김소영은 “남성의 접촉을 막기 위해 잠을 재우려 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두번째 사망자가 발견된 지난 2월 10일 집 앞에서 체포될 만큼 범행 후 별다른 도주나 은폐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김소영은 자신의 행위가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나. 아니면 살인마저 둔감한 ‘사이코패스’인가.
고의성은 법정에서 다퉈질 문제다. 그러나 사건의 핵심은 김소영의 말이 아니라 사망자의 몸에 남아 있다. 약물 중독 사건에서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시신이고, 국과수 부검감정서는 그 ‘침묵’의 기록이다.
‘이팩트:이것이 팩트다’ 취재팀은 2차 사망 피해자 B(27)의 부검감정서를 단독 입수했다. 7페이지 분량의 부검감정서에서 김소영의 해명을 흔드는 단서들이 포착됐다.
“재우려 했다”는 진술과 달리 B의 혈액에서 수면제를 포함한 총 8개 약물 성분이 검출됐다. 이중 항우울제인 에스시탈로프람은 독성 농도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인은 ‘에스시탈로프람 등에 의한 급성약물중독’이었다. 위(胃) 내용물에서도 약물이 다량으로 나왔다. 부검 결과는 ‘수면 유도’ 약물 복용에 의한 우발적 사망이 아닌 ‘복합적 약물중독사’를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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