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요청에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면서 군사 개입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EU 27개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한 비공개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호르무즈 해협 안보 확보 문제를 논의했다.
논의된 방안 중에는 EU 해군이 홍해에서 수행 중인 상선 방어 임무인 '아스피데스 작전'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EU 장관들은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서 촉발된 이번 사안은 미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회의 후 "참석자들은 EU 해군 임무를 강화하려는 분명한 의지는 있었지만, 작전 범위 변경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없었다"면서 특히 "호르무즈 해협까지 임무를 확대하는 데에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누구도 이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관심이 없다"며 "유럽의 이익이 직접적으로 걸려 있긴 하지만 이것은 유럽의 전쟁이 아니다. 전쟁의 목표도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 길을 선택한 것"이라며, 독일의 주된 임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어라고 못박았다. 그 역시 "우리는 이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유럽이 지원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면 나토의 미래에 매우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호르무즈 군함 파견과 관련해 7개국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지만, 앞서 지목한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등 5개국 외에 구체적으로 지목하진 않았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번 전쟁에 독일이 참여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메르츠 총리는 "나토는 방어 동맹이지 개입 동맹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토가 여기에 개입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겨냥해 "동맹 내에서 서로에게 필요한 존중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부총리는 더 나아가 미국의 요구를 '협박'이라고 표현하며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 군대를 보내라고 요구하지 말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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