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층간소음값 10만 원'을 주고 갔다는 윗집 젊은 부부
5,646 36
2026.03.16 16:20
5,646 36
mmFips

층간 소음 문제로 고민하던 지인이 얼마 전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쿵쿵거리는 윗층 아이들의 발걸음 소리를 참다못해 한 번쯤 올라가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윗층 젊은 부부가 먼저 내려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웃는 낯으로 그러나 아주 미안해하며 "저희 아이들이 많이 시끄럽게 했죠? 조심시키기는 했지만 잘 안 되네요. 부담은 갖지 마시고 아이들의 소음값으로 여겨주세요"라며 십만 원을 건넸단다.


너무나 당황해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주저하고 있는데 부부가 손에 봉투를 덥석 쥐여주고는 올라가 버렸다는 것이다. 얼떨결에 받기는 했는데 희한하게도 그 뒤로는 아이들의 뛰는 소리가 전혀 시끄럽지 않았다고 한다.

층간소음으로 살인 사건까지 일어나는 사회가 되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면서 씁쓸히 웃던 지인은, 다달이 준다는 그 돈을 받는 게 맞냐고 나에게 물어왔다.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로 웃으며 넘겼지만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무엇이 맞는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노존(no zone)에는 '노키즈존', '노시니어존'이 있다. 하물며 '노틴에이저존', '49세 이상 출입금지'라는 것도 보았다. 원래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졌던 제약이 지금은 아이들을 금지하는 푯말이 되었다.

질서를 위해 규칙이 세워지는 것인데 그것이 나중에는 성역이 되어버린다. 어느 학자(<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구마시로 도루)가 말한 대로 쾌적한 사회를 불쾌하게 하지 않기 위해 많은 이들이 질식하기에 이르렀나 보다. 어느새 50대 중반인 나도 누군가에게 불쾌한 존재가 되어버린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다시 만난 지인에게 그 후의 일을 물었다. 아직까지 윗층 부부를 다시 만난 일은 없지만 만약 또 십만 원을 준다면 이제는 받지 않을 거라고 한다. 그날 이후로 윗층 아이들은 모르는 아이들이 아닌 '아는 아이들'이 되었다. 아는 애들이 뛰는 건 시끄럽지 않다더니 지인도 이제는 그들의 소음이 잘 들리지도 않거니와 설사 들린다 해도 시끄러운 줄 모르겠단다. 꼭 돈을 받아서가 아니라 이웃의 불편함을 신경 쓰고 헤아린 부부의 마음씀에 마음이 움직인 게 아닐까.


노키즈존이나 노시니어존에 들지 않을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해당되는 금지구역이 얼마나 필요하며 유용한지 모르겠다. 아니, 그에 앞서 누가 누구를 금지한다는 것부터가 씁쓸하기도 무섭기도 하다.

부모님은 물론이요 나도 곧 노시니어존 앞에서 몸을 돌려나오게 될 것이고 아직은 젊은 자식들도 언젠가는 노시니어존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아는 아이가 뛰는 건 시끄럽지 않듯이 아는 노인이면 어디서 만나더라도 그다지 불편하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서로가 아는 사람이 되어 조금씩만 양보하고 배려하여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https://naver.me/5nh3Y8M5


목록 스크랩 (0)
댓글 3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이레시피X더쿠💛] NMIXX 지우 PICK! 피부 고민을 지우는 아이레시피 클렌징오일 체험단 모집! 164 00:05 19,81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77,57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62,62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8,85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01,20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5,46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7,57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3,6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3,17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5,40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2,16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2882 유머 어떻게든 붙어 앉아서 나눠먹는 쌍둥바오🐼💜🩷 20:10 21
3022881 기사/뉴스 “테디 포함 더블랙레이블에 감사”…’골든’, 美 오스카 주제가상 쾌거 20:09 39
3022880 기사/뉴스 여자 화장실 '상습 불법 촬영' 남성 검거‥영장은 왜 기각됐나? 4 20:08 113
3022879 이슈 PD수첩 방송을 보고 올린 황현희의 페이스북 글 1 20:07 638
3022878 이슈 내용 소개하는 한 줄 트윗만 봐도 힘든 이번 아카데미 단편 영화상 수상작 7 20:05 686
3022877 정보 「back number "Grateful Yesterdays Tour 2026"」9/12~13 서울 킨텍스 홀 9. & 내한 기념 한국 팬에게 메시지 3 20:05 105
3022876 유머 베이지색 강아지 입양 일년 후 변화 2 20:04 735
3022875 유머 "성관계 너무 오랫동안 안하면 기억력 감퇴한다" 24 20:03 1,189
3022874 이슈 그만 귀엽자 하투하들아 진짜ㅋ₊˚⊹ᰔ( •̀֊•́ ) | Hearts2Hearts 하츠투하츠 ’RUDE!’ Jacket BH2ND 20:03 76
3022873 기사/뉴스 당신의 ‘상향혼’ 알고 싶지 않아요 7 20:02 1,122
3022872 유머 그 어떤 명품 콜라보보다 세상 최고라는 콜라보.shorts 20:02 264
3022871 유머 목줄이 필요없는 견주 20:01 312
3022870 정보 네이버페이5원 받아가숑 15 20:00 743
3022869 유머 말싸움에서 지고 우는 아기 2 20:00 415
3022868 유머 ♤최¥신$유€행♠︎ 먹거리 삼총사 1 20:00 290
3022867 이슈 아카데미가 끝난후의 모습.jpg 25 19:59 2,318
3022866 유머 천재적인 음악 재능을 사용하는 방법.shorts 1 19:59 242
3022865 이슈 영화 <열여덟 청춘> 전소민 김도연 추소정 언론시사회 3 19:57 558
3022864 이슈 체인지스트릿 11회 I 윤산하 - 겨울사랑(그 겨울, 바람이 분다 OST) 19:57 30
3022863 유머 귓말 차단 모자 (feat.연운) 3 19:55 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