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층간소음값 10만 원'을 주고 갔다는 윗집 젊은 부부
6,253 36
2026.03.16 16:20
6,253 36
mmFips

층간 소음 문제로 고민하던 지인이 얼마 전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쿵쿵거리는 윗층 아이들의 발걸음 소리를 참다못해 한 번쯤 올라가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윗층 젊은 부부가 먼저 내려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웃는 낯으로 그러나 아주 미안해하며 "저희 아이들이 많이 시끄럽게 했죠? 조심시키기는 했지만 잘 안 되네요. 부담은 갖지 마시고 아이들의 소음값으로 여겨주세요"라며 십만 원을 건넸단다.


너무나 당황해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주저하고 있는데 부부가 손에 봉투를 덥석 쥐여주고는 올라가 버렸다는 것이다. 얼떨결에 받기는 했는데 희한하게도 그 뒤로는 아이들의 뛰는 소리가 전혀 시끄럽지 않았다고 한다.

층간소음으로 살인 사건까지 일어나는 사회가 되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면서 씁쓸히 웃던 지인은, 다달이 준다는 그 돈을 받는 게 맞냐고 나에게 물어왔다.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로 웃으며 넘겼지만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무엇이 맞는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노존(no zone)에는 '노키즈존', '노시니어존'이 있다. 하물며 '노틴에이저존', '49세 이상 출입금지'라는 것도 보았다. 원래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졌던 제약이 지금은 아이들을 금지하는 푯말이 되었다.

질서를 위해 규칙이 세워지는 것인데 그것이 나중에는 성역이 되어버린다. 어느 학자(<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구마시로 도루)가 말한 대로 쾌적한 사회를 불쾌하게 하지 않기 위해 많은 이들이 질식하기에 이르렀나 보다. 어느새 50대 중반인 나도 누군가에게 불쾌한 존재가 되어버린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다시 만난 지인에게 그 후의 일을 물었다. 아직까지 윗층 부부를 다시 만난 일은 없지만 만약 또 십만 원을 준다면 이제는 받지 않을 거라고 한다. 그날 이후로 윗층 아이들은 모르는 아이들이 아닌 '아는 아이들'이 되었다. 아는 애들이 뛰는 건 시끄럽지 않다더니 지인도 이제는 그들의 소음이 잘 들리지도 않거니와 설사 들린다 해도 시끄러운 줄 모르겠단다. 꼭 돈을 받아서가 아니라 이웃의 불편함을 신경 쓰고 헤아린 부부의 마음씀에 마음이 움직인 게 아닐까.


노키즈존이나 노시니어존에 들지 않을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해당되는 금지구역이 얼마나 필요하며 유용한지 모르겠다. 아니, 그에 앞서 누가 누구를 금지한다는 것부터가 씁쓸하기도 무섭기도 하다.

부모님은 물론이요 나도 곧 노시니어존 앞에서 몸을 돌려나오게 될 것이고 아직은 젊은 자식들도 언젠가는 노시니어존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아는 아이가 뛰는 건 시끄럽지 않듯이 아는 노인이면 어디서 만나더라도 그다지 불편하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서로가 아는 사람이 되어 조금씩만 양보하고 배려하여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https://naver.me/5nh3Y8M5


목록 스크랩 (0)
댓글 3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Mnet Plus Original X 더쿠] 봄바람과 함께 다시 돌아온 <워너원고 : 백투베이스> 퀴즈 이벤트💙 879 04.22 55,75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95,57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268,71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76,52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575,41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03,91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52,80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0 20.09.29 7,461,90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6 20.05.17 8,673,73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0 20.04.30 8,564,50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96,723
모든 공지 확인하기()
591297 유머 살목지 플레이스 후기.jpg 5 04.26 917
591296 유머 레딧에 올라온 산책 못가서 맘 상한 개.jpg 8 04.26 1,416
591295 유머 바이커가 길가는 여성에게 번호달라고 플러팅하는데 너무 번호 주고 싶은 경우 12 04.26 2,687
591294 유머 패키지여행가서 부모님이 억지로 사진찍어서 급친한척하는 바부남매/뭐하는지도 모르고 아침부터끌려가서 아빠앞에서 사진찍는 모녀미가 느껴지는거지 7 04.26 1,904
591293 유머 이거 사고 싶다 6 04.26 926
591292 유머 영화 촬영스태프들이 자꾸만 세트장에서 길을 잃는다는 영화 7 04.26 3,626
591291 유머 엄청나게 자상한 김호영 7 04.26 1,604
591290 유머 내가 상상하는 어린시절 고양이가 천국에서 보내는 모습 1 04.26 946
591289 유머 진짜 쉽지 않은 리오넬 메시 피자취향 100 04.26 8,585
591288 유머 우리엄마랑 표정 완전 똑같은 김혜수.gif 25 04.26 5,631
591287 유머 외국인이 찍은 한국과 처음 보는 한국인 7 04.26 3,488
591286 유머 걸어 다니는 연천의 독수리 18 04.26 2,685
591285 유머 요즘들어 이해가기 시작한 조상님들 9 04.26 3,085
591284 유머 한국인들이 살찔 수 없는 이유 15 04.26 5,006
591283 유머 요즘 애들은 모르는 잠금장치 39 04.26 5,576
591282 유머 음지 양지 구분 없어지면 성실히 200버는 여자들만 개우스워짐 402 04.26 45,449
591281 유머 수영 잘하는 고양이의 진실 2 04.26 934
591280 유머 엄마가 모든 꿈을 이루는 대신 나는 태어나지 못한다고 한다면? 1060 04.26 28,140
591279 유머 중국에서 「농촌×폴 댄스×마초」라는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 9 04.26 1,829
591278 유머 명탐정코난에서 ㅁㅊ존잘 미남인데 비중이 너무 적음ㅠ 8 04.26 4,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