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oo

'층간소음값 10만 원'을 주고 갔다는 윗집 젊은 부부

무명의 더쿠 | 16:20 | 조회 수 5738
mmFips

층간 소음 문제로 고민하던 지인이 얼마 전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쿵쿵거리는 윗층 아이들의 발걸음 소리를 참다못해 한 번쯤 올라가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윗층 젊은 부부가 먼저 내려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웃는 낯으로 그러나 아주 미안해하며 "저희 아이들이 많이 시끄럽게 했죠? 조심시키기는 했지만 잘 안 되네요. 부담은 갖지 마시고 아이들의 소음값으로 여겨주세요"라며 십만 원을 건넸단다.


너무나 당황해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주저하고 있는데 부부가 손에 봉투를 덥석 쥐여주고는 올라가 버렸다는 것이다. 얼떨결에 받기는 했는데 희한하게도 그 뒤로는 아이들의 뛰는 소리가 전혀 시끄럽지 않았다고 한다.

층간소음으로 살인 사건까지 일어나는 사회가 되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면서 씁쓸히 웃던 지인은, 다달이 준다는 그 돈을 받는 게 맞냐고 나에게 물어왔다.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로 웃으며 넘겼지만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무엇이 맞는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노존(no zone)에는 '노키즈존', '노시니어존'이 있다. 하물며 '노틴에이저존', '49세 이상 출입금지'라는 것도 보았다. 원래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졌던 제약이 지금은 아이들을 금지하는 푯말이 되었다.

질서를 위해 규칙이 세워지는 것인데 그것이 나중에는 성역이 되어버린다. 어느 학자(<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구마시로 도루)가 말한 대로 쾌적한 사회를 불쾌하게 하지 않기 위해 많은 이들이 질식하기에 이르렀나 보다. 어느새 50대 중반인 나도 누군가에게 불쾌한 존재가 되어버린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다시 만난 지인에게 그 후의 일을 물었다. 아직까지 윗층 부부를 다시 만난 일은 없지만 만약 또 십만 원을 준다면 이제는 받지 않을 거라고 한다. 그날 이후로 윗층 아이들은 모르는 아이들이 아닌 '아는 아이들'이 되었다. 아는 애들이 뛰는 건 시끄럽지 않다더니 지인도 이제는 그들의 소음이 잘 들리지도 않거니와 설사 들린다 해도 시끄러운 줄 모르겠단다. 꼭 돈을 받아서가 아니라 이웃의 불편함을 신경 쓰고 헤아린 부부의 마음씀에 마음이 움직인 게 아닐까.


노키즈존이나 노시니어존에 들지 않을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해당되는 금지구역이 얼마나 필요하며 유용한지 모르겠다. 아니, 그에 앞서 누가 누구를 금지한다는 것부터가 씁쓸하기도 무섭기도 하다.

부모님은 물론이요 나도 곧 노시니어존 앞에서 몸을 돌려나오게 될 것이고 아직은 젊은 자식들도 언젠가는 노시니어존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아는 아이가 뛰는 건 시끄럽지 않듯이 아는 노인이면 어디서 만나더라도 그다지 불편하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서로가 아는 사람이 되어 조금씩만 양보하고 배려하여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https://naver.me/5nh3Y8M5


[주의] 이 글을 신고합니다.

  • 댓글 36
목록
0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URL 복사 버튼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 [💛아이레시피X더쿠💛] NMIXX 지우 PICK! 피부 고민을 지우는 아이레시피 클렌징오일 체험단 모집! 164
  • [공지] 언금 공지 해제
  •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 모든 공지 확인하기()
    • 한국인들은 잘모르는 아카데미 시상식 특 : 레드카펫도 리허설을 하는데...
    • 20:40
    • 조회 0
    • 이슈
    • [단독] 경찰 자문 보고서 "김병헌, '위안부' 명예훼손 해당"
    • 20:39
    • 조회 61
    • 기사/뉴스
    1
    • 브리트니스피어스 "오랜만에 나 집에서 바나나 먹었쓰~" (2000)
    • 20:38
    • 조회 125
    • 이슈
    • 2년전 양계장에서 데려온 폐계닭
    • 20:38
    • 조회 272
    • 이슈
    2
    • jtbc 뉴스룸: 김어준=국민의 힘
    • 20:38
    • 조회 250
    • 정치
    3
    • 끊임없이 새로 나오는 이찬원 학창시절 과사 (마이크 놓치지 않아~)
    • 20:37
    • 조회 80
    • 이슈
    1
    • 찐 안동 네이티브의 찜닭 부심 🐔
    • 20:37
    • 조회 162
    • 유머
    • [단독] '위안부 모욕' 김병헌에 일본 극우 전방위 '후원금'
    • 20:36
    • 조회 535
    • 기사/뉴스
    6
    • 이미주, 삼겹살 두 점 굽다 ‘베란다 취사’ 민폐 갑론을박
    • 20:34
    • 조회 1981
    • 기사/뉴스
    34
    • 시상식에서 노인 왕따시키는 여배우들.jpg
    • 20:33
    • 조회 1584
    • 유머
    5
    • 임성한드 아이돌출신 배우 2명.jpg
    • 20:32
    • 조회 1128
    • 이슈
    7
    • 간부 관광 가고, 골드바 사고…줄줄 샌 농아인협회 돈
    • 20:32
    • 조회 196
    • 기사/뉴스
    1
    • '혼전임신' 곽튜브, 2세 사진 최초 공개했다…"아빠 판박이, 아들이라 감동해" ('아근진')
    • 20:32
    • 조회 1525
    • 기사/뉴스
    5
    • 뉴비트, 전국 투어 성료→5월 컴백
    • 20:31
    • 조회 67
    • 기사/뉴스
    • [단독] 벌금쯤이야?…집행유예 중에도 또 '5·18 왜곡'
    • 20:30
    • 조회 296
    • 기사/뉴스
    5
    • [단독] 현 정부 탓하며 "2억 더"…추가 대출 압박 녹취 입수
    • 20:30
    • 조회 752
    • 기사/뉴스
    • 말문이 트인 고양이(욕 주의)
    • 20:29
    • 조회 438
    • 유머
    • 영화 <늑대의 유혹> 삭제 장면들.gif
    • 20:28
    • 조회 1272
    • 이슈
    4
    • [단독] 강남 아파트 매매 뒤 직원 '복지기금' 손댄 공기업 대표
    • 20:27
    • 조회 698
    • 기사/뉴스
    4
    • 갑자기 혼자 움직이는 차량 막았더니
    • 20:27
    • 조회 1401
    • 이슈
    14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