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층간소음값 10만 원'을 주고 갔다는 윗집 젊은 부부
6,266 36
2026.03.16 16:20
6,266 36
mmFips

층간 소음 문제로 고민하던 지인이 얼마 전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쿵쿵거리는 윗층 아이들의 발걸음 소리를 참다못해 한 번쯤 올라가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윗층 젊은 부부가 먼저 내려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웃는 낯으로 그러나 아주 미안해하며 "저희 아이들이 많이 시끄럽게 했죠? 조심시키기는 했지만 잘 안 되네요. 부담은 갖지 마시고 아이들의 소음값으로 여겨주세요"라며 십만 원을 건넸단다.


너무나 당황해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주저하고 있는데 부부가 손에 봉투를 덥석 쥐여주고는 올라가 버렸다는 것이다. 얼떨결에 받기는 했는데 희한하게도 그 뒤로는 아이들의 뛰는 소리가 전혀 시끄럽지 않았다고 한다.

층간소음으로 살인 사건까지 일어나는 사회가 되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면서 씁쓸히 웃던 지인은, 다달이 준다는 그 돈을 받는 게 맞냐고 나에게 물어왔다.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로 웃으며 넘겼지만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무엇이 맞는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노존(no zone)에는 '노키즈존', '노시니어존'이 있다. 하물며 '노틴에이저존', '49세 이상 출입금지'라는 것도 보았다. 원래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졌던 제약이 지금은 아이들을 금지하는 푯말이 되었다.

질서를 위해 규칙이 세워지는 것인데 그것이 나중에는 성역이 되어버린다. 어느 학자(<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구마시로 도루)가 말한 대로 쾌적한 사회를 불쾌하게 하지 않기 위해 많은 이들이 질식하기에 이르렀나 보다. 어느새 50대 중반인 나도 누군가에게 불쾌한 존재가 되어버린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다시 만난 지인에게 그 후의 일을 물었다. 아직까지 윗층 부부를 다시 만난 일은 없지만 만약 또 십만 원을 준다면 이제는 받지 않을 거라고 한다. 그날 이후로 윗층 아이들은 모르는 아이들이 아닌 '아는 아이들'이 되었다. 아는 애들이 뛰는 건 시끄럽지 않다더니 지인도 이제는 그들의 소음이 잘 들리지도 않거니와 설사 들린다 해도 시끄러운 줄 모르겠단다. 꼭 돈을 받아서가 아니라 이웃의 불편함을 신경 쓰고 헤아린 부부의 마음씀에 마음이 움직인 게 아닐까.


노키즈존이나 노시니어존에 들지 않을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해당되는 금지구역이 얼마나 필요하며 유용한지 모르겠다. 아니, 그에 앞서 누가 누구를 금지한다는 것부터가 씁쓸하기도 무섭기도 하다.

부모님은 물론이요 나도 곧 노시니어존 앞에서 몸을 돌려나오게 될 것이고 아직은 젊은 자식들도 언젠가는 노시니어존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아는 아이가 뛰는 건 시끄럽지 않듯이 아는 노인이면 어디서 만나더라도 그다지 불편하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서로가 아는 사람이 되어 조금씩만 양보하고 배려하여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https://naver.me/5nh3Y8M5


목록 스크랩 (0)
댓글 3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윤채X더쿠] #여름두피쿨링케어 ‘리밸런싱 스파클링 에센스’ 체험단 (100인) 482 04.29 48,92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15,98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314,56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96,58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616,228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08,69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59,89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0 20.09.29 7,464,96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7 20.05.17 8,676,8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0 20.04.30 8,567,35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10,55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58590 이슈 어느 신경외과 의사의 월급 10:28 12
3058589 유머 되팔렘들 빅엿 먹인 CGV 2 10:27 375
3058588 정보 올해부터 도입된다는 신형 경찰차 근황... 5 10:25 776
3058587 유머 미쿡에 점점 퍼지기 시작한 K견종 18 10:23 1,473
3058586 이슈 백룸 소재로 공포명가 a24에서 영화나옴 1 10:22 213
3058585 이슈 의사가 이정도 외모정병은 있어야 신뢰가감 11 10:21 1,150
3058584 이슈 국산우유 인스타 근황 2 10:21 1,063
3058583 이슈 갑분 벅차오른 드덕 이준혁 5 10:20 861
3058582 이슈 [kbo] 기아팬들이 김도영 언제 살아나냐...해서 김도영 성적 찾아봄 12 10:19 643
3058581 유머 내 노트필기 자랑해도 돼? 8 10:19 901
3058580 기사/뉴스 기안84 화내도 전현무 펀런에 진심, 크루 창단→고래런 저작권 등록(나혼산)[어제TV] 10:19 241
3058579 이슈 박보영 시선 끝에 되게 재밌는 거 있음 씨앙ㅠ 10:17 479
3058578 이슈 신하균에게 5000만원 빌린 여배우 11 10:17 1,531
3058577 기사/뉴스 “무조건 1번” 안재현, 반려묘 향한 애틋한 진심…‘나혼산’ 최고 6.3% 4 10:15 581
3058576 이슈 한국에서 1년에 10번정도는 관측가능하다는 기상현상 4 10:11 1,860
3058575 이슈 4년전 오늘 발매된, 엔믹스 "안녕 개비!" 3 10:09 238
3058574 이슈 [나혼자산다 예고편] 위기 속에서도 '무도라지'를 이끄는 전현무🏃 & 투바투 연준과 함께 대청소하는 범준🛌 4 10:09 643
3058573 기사/뉴스 '생후 4개월' 해든이 사망일…엄마는 때리고 아빠는 성매매 19 10:08 1,872
3058572 유머 연예인 탈세 추징금 순위 TOP5 36 10:08 2,383
3058571 이슈 [핑계고] 다음주 예고.shorts (윤경호 이상이 박지훈) 59 10:07 1,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