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호는 2021년 4월 현대모비스 소속 시절 플레이오프 탈락 직후 열린 팀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해 동료 선수 4명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장재석(35·현 부산 KCC)은 안와골절(전치 5주) 진단을 받고 대학병원에서 약 3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기승호와 즉시 계약을 해지했고, KBL 재정위원회는 영구제명 처분을 내렸다. 형사재판에서도 상해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6개월 실형이 선고됐고, 2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사회봉사 120시간으로 감형됐다.
동국대에서 농구 2부 팀 지도자 선임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12일 본지와 통화에서 기승호를 감독으로 검토했다가 철회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감독을 시키려고 했지만 징계 이슈가 있어서 지도자 등록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폭행 전력을 알고도 학생 지도를 맡기려고 했냐는 질문에는 “아무 상관 없다. 내가 알기로는 한 방 때렸다. 술도 먹었고 팀도 졌고 그런 상황에서 언짢은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사정 때문에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것 아니냐”고 답했다.
기승호는 현재 동국대에서 체육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동국대 담당자에 따르면 기승호는 학교에 출입하며 재능기부 명목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 농구 2부 팀 학생 선수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기승호의 지도를 계속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담당자는 “상황을 봐가면서 하겠다”며 당장 중단시킬 생각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학농구연맹도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 대학농구연맹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동국대에서 기승호를 감독으로 세우려 한다는 이야기를 제3자를 통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승호의 징계 이력을 감안해 지도자 등록이 가능한지를 대한농구협회에 문의한 사실도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도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공식 대회에 참가할 수 없지만, 학교 안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은 학교 내부 사정이라 연맹이 개입하기 어렵다.
대한농구협회 경기인 등록 규정은 ‘관계 단체로부터 자격 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고 10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지도자 등록이 불가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KBL에서 영구제명된 기승호는 이 규정에 따라 정식 감독이나 코치로 등록할 수 없다.
하지만 정식 등록을 거치지 않는 재능기부식 지도에 대해서는 현행 규정에 사각지대가 있다. 대한농구협회 지도자 등록 담당자는 16일 본지와 통화에서 “협회는 경기인 등록 규정을 운용하기 때문에 등록이 들어왔을 때 적용하는 것”이라며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고 밝혔다. 이 담당자는 기승호가 영구제명 전력에도 학생 선수를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에 “학교에서 그게 가능한가”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결국 “협회 쪽에서 제지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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