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021년부터 3년 넘게 97개 납품업체와 101건의 계약을 진행하면서 계약 서면을 최대 201일이나 늦게 전달했다. 공정위는 이를 납품업체가 거래 조건을 명확히 알지 못한 채 불리한 상황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만드는 고질적인 악습으로 평가했다.
롯데쇼핑의 악습은 이뿐만이 아니다. 먼저 80개 업체에 대금을 늦게 주면서 발생한 지연이자 3434만4326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납품업체의 객관적 이익 근거도 없이 2억2467만1000원 상당의 상품 1만9853개를 부당하게 반품 처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파견 약정조차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납품업체 종업원을 최장 50일간 미리 현장에 투입해 근무하게 하는 등 부당한 인력 동원 행위도 있었다.
5억원이 넘는 과징금이 갖는 의미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지난 2017년 판매촉진비를 협력업체에 부담시켜 공정위로부터 4억7000만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GS리테일의 경우 지난 2023년 신선식품 납품업체로부터 부당 장려금을 수취해 16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이는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 매출액’과 ‘위반 금액’이 매우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의 과징금은 GS리테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언뜻 보면 그 수위가 낮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종합 세트형’ 갑질이라는 점이다. 이번 제재는 롯데쇼핑이 대규모유통업법의 핵심 4대 금지 조항(서면 교부, 대금 지급, 상품 반품, 종업원 사용)을 모두 위반하여 적용됐다. 통상 유통업법 위반으로 부과되는 과징금이 수천만원에서 1억~2억원 선에서 결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여러 위반 행위가 복합적으로 얽혀 5억원을 넘어섰다는 것은 공정위가 이를 ‘중대한 법 위반’ 혹은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관행’으로 판단했다는 신호다. 공정위가 죄질을 매우 무겁게 본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60313500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