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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엔터, 지금?] 선은 넘어도 권리는 넘지 않는다: 오늘날 촬영장이 ‘19금’을 대하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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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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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뮤즈=김민지 기자] “수위 높은 장면을 하나의 안무인 것처럼 짜주었고, 덕분에 안전함을 느끼며 촬영할 수 있었어요. 필수적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19세기 초 영국 상류사회 그 안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 <브리저튼4>의 주인공 배우 하예린은 로맨스 장면의 높은 수위의 노출 연기를 소화해 내며 ‘인티머시 코디네이터(Intimacy Coordinator)’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액션신에 무술감독이 있듯, 노출신에는 인티머시 코디네이터가”



완벽한 현장은 없어도, 안전한 현장이 되기 위해 촬영장엔 이따금 새로운 변화가 생기고 있는 지금,하예린이 말한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그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란, 영화·드라마에서 인티머시 신을 촬영할 때 감독과 배우 사이에서 조율하는 역할이다. 특히 성행위 등 민감한 장면을 찍을 때 감독과 배우, 다른 스태프 간에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중재하는 역할을 맡는다.


2017년 10월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와인스타인의 스캔들과 함께 미투 운동이 시작된 이후 촬영 현장 내 갑과 을, 무엇보다 노출 중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수면 위로 올라왔고, 이에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의 역할론은 더욱 대두됐다.

특히 배우 인권 보호에 막강한 힘을 지닌 할리우드에서는 더욱이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에 대한 목소리가 크다. 지난 2024년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인 <베이비걸>에서 주인공으로 열연한 니콜 키드먼은 “인티머시 코디네이터가 있어서 더 강렬한 연기가 가능했다”며 다시 한번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할리우드는 필수, 한국은?” 넷플릭스가 바꾼 베드신 룰



그리고 이에 발맞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 이용자 수 1위 넷플릭스는 지난 2020년 일본 제작 현장에서 처음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를 도입한 이후 <오티스의 비밀상담소>, <브리저튼> 등에도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를 도입하며 촬영 현장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열린 ‘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세션에 참석한 일본의 인티머시 코디네이터 모모코 니시야마는 “넷플릭스 등장 이후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일본 콘텐츠 제작 현장의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하며 “과거에는 배우들이 감독의 지시를 그대로 따라야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이제는 코디네이터를 통해 보다 개방적으로 의견을 나누며 감독과 배우, 스태프 간 소통이 더 원활해지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관계자 역시 점차 변화하고 있는 촬영현장에 대해 설명했다. 넷플릭스 측은 “인티머시 코디네이터가 도입 당시에는 업계에서 다소 낯선 개념이었지만, 이후 긍정적인 경험이 공유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 역할 자체는 넷플릭스가 만든 것은 아니며, 최근 글로벌 영화·드라마 산업에서 배우와 스태프의 안전한 촬영 환경을 위해 확산하고 있는 제작 관행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에도 인티머시 코디네이터가 단 한 명, 존재하고 있다. 권보람 인티머시 코디네이터가 그 주인공. 권보람씨는 헤럴드뮤즈에 “액션신에 무술감독이 있듯이, 인티메이트 신에는 인티머시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며 “인티머시 코디에니터는 인티메이트 신의 구성 및 동작의 움직임 코칭까지 관여하여 함께 장면을 만들어 나가는 전문가”라고 직접 말했다.

하지만 국내 촬영 현장에서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존재다. 이에 권보람씨는 “현장에 계신 분들이나 일반 대중분들께서도 낯설지 않게 만들어서, ‘당연히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라며 이를 위해 “영화과 학생들과 현장 제작진들을 위한 강연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다행히 업계에서도 조금씩 인식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권보람씨는 “2025년 5월 활동을 시작하던 때에 비해 제작사와 연극 쪽에서 미팅 및 문의는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히며 “여세를 몰아 앞으로는 현장투입까지 이루어질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목표를 말했다.



“안전한 환경을 최우선으로” 노출신→아역 배우·폭력 장면 심리 케어도



그러나 감정을 연기하는 배우와 이를 담는 촬영현장에서는 노출 장면만이 예민한 사안은 아니다. 가정 폭력 장면과 아역 배우에게 트라우마를 유발할 무수한 상황들이 있는데, 이에 오늘날 촬영 현장에서는 배우의 심리를 보호하는 또 다른 전문가들이 함께하고 있다.

권보람씨는 “외국에서는 강압적이나 폭력적인 장면이 있을 경우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와 멘탈 헬스 코디네이터가 같이 투입되는 경우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멘탈 헬스 코디네이터 같은 경우에는 아동 청소년 배우의 심리건강도 함께 관리를 하고 있어 각각의 전문 분야가 다르다”며 적재적소에 필요한 역할들에 대해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서스펜스 장르로 가정폭력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에서는 심리 상담 선생님이 붙어서 배우들의 심리를 보호했다.

관련해 <당신이 죽였다> 라운드 인터뷰에서 배우 이유미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연기한 자신 못지 않게폭력 남편을 연기한 장승조도 부담이 많았다고 전하며 “항상 촬영장에 심리상담 해 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셨다. 항상 가서 확인하고, 이래도 되는지 물어보셨다”고 도움을 받은 일화를 전했다.


이어 배우 본인 역시 “감정적으로 힘든 연기를 할 때면 심리상담 선생님께서 항상 ‘괜찮냐’고 물어보셨다”며 심리를 우선으로 보호하는 촬영 현장이었음을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이에 “촬영 현장에서 출연진과 스태프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러한 지원은 특정 청소년관람불가 작품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장면의 성격이나 촬영 상황상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출연진이 안전한 환경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현재의 제작 환경을 설명했다.



이는 비단 넷플릭스만의 결정은 아니다. <친애하는 X>와 <신사장 프로젝트>를 제작한 국내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도 안전한 촬영 현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정서적 자극이 있을 수 있는 장면 촬영 시 심리 상담 전문가가 현장에 동행해 아역 배우의 심리 상태를 자세히 살피도록 조치한 바 있다”며 “아역 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출연진이 안전한 정서적 토대 위에서 연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X> 에 출연한 배우 김유정은 폭력 장면에서 아역의 심리 보호를 위해 제작사와 함께 심리 상담사 섭외를 요청했다는 일화가 전해졌다.

이에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김유정 배우가 감독님께 심리 상담사 섭외를 제안한 것이 맞고, 제작진 또한 동일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공동제작사에 관련 의견을 전달하며 적극적으로 준비하던 과정이었다”며 “이는 배우와 제작사가 한마음으로 아역 배우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던 사례”라고 설명했다.


앞서 <친애하는 X>에서 김유정의 아역을 맡았던 기소유의 어머니는 “처음 뵙기 전부터 감독님께 들은 이야기인데 소유를 너무 걱정했다고 한다. 유정 배우님이 아역에게 꼭 상담사분 붙여주셔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는 일화를 전한 바 있다.

2003년 데뷔한 김유정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현장에서 연기를 해왔다. 김유정은 <친애하는X> 공개 후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내가 어렸을 때는 못 느꼈지만 나중에 시간이 많이 지나도 남아있는 잔상들이 있다”며 “그 잔상들로 인해서 무의식적으로 쌓인 상처나 자극적인 감정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조금 현장에서 바로 상기시킬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아주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목소리를 냈다.





‘안전’이 곧 ‘퀄리티’로 이어진다, 잘나가는 제작사들부터 바뀌는 촬영장



한편 안전한 촬영 현장을 위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며 노력하는 추세다.

먼저 스튜디오드래곤은 2022년부터 안전관리팀을 만들어 드라마 기획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거쳐 안전관리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운영·관리하고 있다. 이에 2024년 국내 드라마 제작사 최초로 ISO 45001(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춘 기업에게 부여되는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의 국제 표준) 인증을 획득하는 등 안전한 촬영 환경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안전한 촬영 현장과 더불어, 창작자 친화적인 제작 환경 속에서 출연진과 스태프 등 모든 참여자가 서로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고자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를 운영하며 건강한 제작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특히 창작자와 출연진의 업무 환경과 정신 건강을 지원하기 위해 ‘리스펙트 세션(Respect Session; 존중을 위한 약속)’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넷플릭스 제작 현장의 약 90% 이상에서 리스펙트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 외에도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예방을 위한 교육과 함께 익명 신고가 가능한 핫라인, 심리 상담 프로그램 등도 마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촬영 현장의 안전과 관련해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를 제작한 이용수 PD는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촬영 당시 조감독이 매일 촬영 전 모든 스태프와 배우를 모아 안전 브리핑을 진행했다”며 “날씨에 따라 휴식이 필요한 경우 이를 사전에 안내하고, 도로 근처 촬영 시에는 통제 사항을 강조했으며 SFX(특수효과) 장면에서는 폭발 반경과 안전장치를 명확히 설명하는 등 촬영 전 안전 브리핑을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를 비롯한 심리 전문가의 촬영 현장 등장은 달가우면서도, 등장 배경을 담은 이면은 씁쓸하다. “NO”를 쉽사리 외칠 수 없던 환경에서 유불리를 논할 수 있는 환경으로의 변화는 선진적이지만, 사실 이마저도 아직 통용되지 않는 현장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기 때문.

OTT 시대로의 발전으로 또 다른 미디어 생태계가 생겨나고 있는 지금, 더 나은 현장을 위한 선택이 당연한 존재로 여겨져야 하는 이유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12/00037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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