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격 넘긴 주유소 찾아도 협조 없이 입고 내역 파악 힘들어

"입고가격이 얼만지 아세요?"(세무서 직원)
"나도 몰라요. 사장님 와야 돼요."(주유소 직원)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13일, 주유소 점검에 나선 세무서 직원은 유류 거래 내역을 알려주지 않는 현장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주유소에 세무서 직원이 유류 가격을 체크하고 지나갔다. 이 주유소의 기름값은 리터(ℓ)당 ▲휘발유 2249원 ▲경유 2169원 ▲등유 1799원. 정부가 정한 최고가격(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보다 400원 이상 비싸다.
문제는 이러한 가격 점검의 기초적인 근거인 석유 입고수량 및 입고가격을 파악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세무서 직원이 정유사에서 주유소로 입고된 내역을 물어봤지만 주유소 직원은 "POS(판매관리시스템) 기기에 접근할 권한이 우리에게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POS기를 열어볼 수 있는 주유소 사장을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 대화를 마친 뒤 멀찍이 서서 주유소를 바라보던 세무서 직원은 기자의 물음에 "입고가를 몰라서 이 주유소 건을 어떻게 조치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일단 여긴 나중에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오늘 안에 주유소를 최대한 많이 돌아야 한다"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주유소 가격점검을 시작할 당시 국세청의 계획은 현장에 출동한 세무공무원이 주유소 POS 기록을 챙겨 오는 것이었으나, 업자의 협조가 없는 상황에선 이렇다 할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우리가 강압적으로 거래내역을 가져올 수 없기 때문에 현장 직원이 2~3번 더 가서 찾아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찌됐건 국세청은 최고가격보다 비싸게 기름을 파는 주유소를 중심으로 매점매석 등 폭리를 노린 정황을 모니터링하고 세금탈루 행위가 확인되면 세무조사도 하겠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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