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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통령 링컨과 게티스버그라면, 대개는 연설을 떠올린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 했던 명연설. 이 연설엔 덜 알려진 얘기도 있다. 게티스버그 전투다. 노예해방을 위한 남북전쟁에서 북군이 전황을 역전시킨 결정적 전투로 꼽힌다. 게티스버그 연설은 이 전투 사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연설이었다.
1863년 7월 게티스버그 전투에서 북군은 마침내 지리한 전쟁을, 포위섬멸로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모두가 압승을 기원한 그 때 지휘관인 조지 미드 장군은 적의 유인작전을 우려해 추격을 멈췄고, 그 사이 남부군은 도주에 성공해 진열을 재정비했다.
기회를 놓친 미드 장군을 두고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링컨 대통령 또한 그를 격하게 책망하는 편지를 썼다. 하지만 그 편지는 끝내 보내지 않았다. 나중에 링컨이 죽은 뒤 자택 짐더미 속에서 발견됐다. 링컨은 이 편지를 치워버린 뒤 비난 여론에 맞서 그의 신중함에 공감을 표시했고, 게티스버그 전투에서 사망한 군인을 위한 연설문을 썼다. 비판하고 책망하는 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해서다. 이 '보내지 않은 편지'는 링컨 리더십의 상징처럼 통한다.

미국 워싱턴 DC 링컨기념관 앞 링컨 대통령 동상. 남을 함부로 조롱하거나 비판하지 않았던 링컨은 지금도 국가 통합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연합뉴스
링컨의 절제는 젊은 시절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글 깨나 쓰던 젊은 시절, 어설픈 한 정치인을 신랄하게 조롱하는 글을 신문에 실었다가 그 사람에게서 결투 신청을 받은 일이 있었다. 이후 링컨은 그 어느 누구도 비판하거나 조롱하지 않았다. 남북전쟁 때도 누군가 남부사람들을 비난할라치면 "내가 남부인이라면 저렇게 했을 것"이라며 말문을 닫게 했다. 그 때문일까. 미드 장군은 종전 때까지 가장 충실하게 복무한 군인으로 꼽힌다.
링컨의 리더십을 평생 연구했던 데일 카네기(1888~1955)는 이렇게 정리했다.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하며 불만을 표시하는 일은 그 어느 바보라도 할 수 있다. 사실 바보들 대부분이 그렇게 한다. 하지만 이해하고 용서하려면 인격과 자제력이 필요하다." 스스로는 '날카롭다'고 자화자찬하곤 하는 지적이나 비판은 지성의 증표가 아니다. 지적이나 비판을 절제할 줄 아는 것, 그 자제력이야말로 오히려 그 사람의 인격을 드러내준다는 얘기다.
이런 내용이 담긴 '인간관계론'에서 데일 카네기가 반복해서 묻는 질문은 이것이다. "힘 내라고 영양가 있는 음식은 챙기면서 왜 친절한 인정의 말은 해주지 않을까. 그 말이 오래 남아 아침 샛별의 음악처럼 노래할텐데." 함께 힘을 모아 성공을 위해 달려갈 때 필요한 것은 비난과 품평이 아니라 인정과 격려다.

'인간관계론'을 펴든 데일 카네기. 그의 이 책은 오늘날 자기계발서의 원조로 꼽힌다.
아마 이런 주장의 가장 큰 수혜자는 데일 카네기 본인일 듯 싶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거의 100년 전인 1936년 처음 출간됐다. 이후 한국에서 몇차례 번역 소개됐다. 어떻게 보면 다 알만한 얘기이고, 또 낡았다고 할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 지금도 여전히 매섭게 팔려나가는, 인기있는 책이다. 가장 최근 새롭게 출간된 현대지성의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은 지금까지 무려 63만 부가 판매됐다. 인간관계론의 성공 덕에 데일 카네기가 이어서 쓴 책 '자기관리론' 또한 30만 부, '성공대화론'은 4만 부 넘게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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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농부의 집안에서 태어난 카네기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1912년 퍼블릭 스피킹(Public Speaking) 강좌를 맡았다. 성인 대상으로 공식 세리머니에 적합한 화술을 알려주는 역할이었다. 그런데 강연을 할수록 결국 대화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강연은 점차 일반 화술 문제로 확대됐다. 성공한 이들이 쓴 책을 탐독하고 직접 대면 인터뷰도 진행하면서 깨달은 건 성공에는 전문성보다 성격과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퍼블릭 스피킹 강연은 '친구를 얻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방법' 강연으로 확대됐고, 이 강연은 구체적 방법론과 이 방법을 실제 각자 생업의 현장에서 활용해본 사람들의 사례 발표장으로 변했다. 이렇게 누적된 이야기들이 책으로 묶여 나온 게 '인간관계론'이다. 이 책은 전세계적으로 수억부가 팔린, 이후 자기계발서 유행을 낳은, '자기계발서의 원조 중의 원조'가 됐다.
훗날 그의 딸 도나는 이 책의 성공 이유를 시대 분위기에서 찾기도 했다. 책이 처음 나왔던 1936년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 덕에 대공황의 어두운 그림자가 어느 정도 걷혀가던 시점이었다. 가난, 굶주림, 실업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무렵,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와 타인과 교감하고픈 갈망, 그리고 인간으로서 성장하고픈 욕구 같은 것들이 분출한 그 때, 나와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라는 문제를 다뤘으니 인기를 끌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이렇게 보면 데일 카네기의 책이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엄청난 흡입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타인에 대해, 협력에 대해, 성장과 성공에 대한 열망을 지닌 존재니까.
이 열망이 성공으로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데일 카네기가 제안하는,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적인 3가지 원칙은 무엇일까.
원칙 1 = 잘못을 지적하거나 비난하거나 불만을 표현하지 말라
사람은 논리적 존재가 아니다. 감정의 동물이고 선입견과 자존심과 허영심에 휘둘리는 존재다. 아무리 올바르고 정확해도 비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사이가 틀어지면 대부분 잃는다. "심판하는 자는 심판 받는다" 혹은 "하나님도 마지막 날까지 심판하지 않는다"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원칙 2 = 정직하고 진심에서 우러난 인정의 말을 건넨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심복으로 US스틸의 초대 회장을 지낸 찰스 슈와브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확실하게 사람의 의욕을 꺾는 건 상사의 혹평이다. 나는 어떤 지적도 하지 않는다. 잘했다고 말할 때는 진심을 담아 칭찬을 아낌없이 쏟아붓는다."
원칙 3 = 내가 파는 게 아니라 상대가 사는 것이다.
거래를 한다, 비즈니스를 한다고 하면 모두들 내가 무언가를 상대에게 파는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다. 내가 파는 게 아니라 상대가 사는 것이다. 상대가 원하고 있는 것을 딱 집어내서 정확하게 설명하면 내가 굳이 팔지 않아도 상대가 산다. 그게 성공의 비결이다.
이 3원칙은 우정, 결혼,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그 가운데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해 나를, 타인을, 조직을,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반드시 생각해둬야 할 9가지가 있다. 내용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