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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2기갑여단 혹한기 전술훈련에서 K1A2 전차가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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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사측의 부인에도 매각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는 이유는 풍산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장남 로이스 류(류성곤) 씨를 비롯한 오너 3세들은 모두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 시민권자다.
문제는 현행 방위사업법이다. 외국 국적자가 방산업체의 임원이 되거나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법적으로 ‘미국인’인 이상 가업을 잇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승계의 변수는 국적뿐만이 아니다. 류 회장의 장남 로이스 류가 수석부사장으로 경영수업을 받는 미국 자회사 PMX인더스트리는 관세장벽과 원재료 부담에 짓눌려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1989년 무역장벽을 넘기 위해 아이오와주에 세워진 PMX는 미국 조폐국에 소전을 공급하는 핵심 기지지만 최근 구리 관세 폭탄과 원재료 부담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구리 완제품에 대한 50% 관세 부과 여파로 고객 주문이 급감하며 가동률이 55.8%까지 떨어졌고 2025년 3분기 누적 순손실은 전년 대비 136%나 급증했다. 실적 부진 장기화로 풍산이 2000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서고 있는 가운데 로이스 류 수석부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풍산 지배구조. 그래픽=정다운 기자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풍산이 기업가치가 정점인 현재 방산 부문을 최소 1조5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대에 매각하고 국적 규제가 없는 신동 사업 중심의 ‘첨단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사측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으나 승계 구조상 발생하는 원천적 한계로 인해 실제 매각 추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라고 했다.
IB 업계는 류 회장이 방산 부문의 몸값이 정점인 지금을 매각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한다. 155mm 포탄의 수출 마진이 30%를 상회하는 현재, 방산 부문을 현금화해 승계 재원을 마련하고 국적 규제가 없는 신동(비철금속) 부문을 2차전지 소재 등 첨단 기업으로 재편하는 시나리오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앞세워 자주포(K9), 장갑차(레드백), 다연장로켓(천무) 등 세계적인 플랫폼을 보유한 한화가 탄약 생산 기술까지 내재화할 경우 무기 체계부터 소모품까지 일괄 공급하는 ‘토털 디펜스 솔루션’을 완성하게 된다.
다만 한화가 인수할 경우 국내 탄약 시장의 독점 논란이 불가피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겸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특히 방산 시장의 패러다임이 ‘저비용 고효율’의 드론전으로 급변하면서 풍산이 선점한 드론 전용 탄약 등 미래 먹거리는 탄약 사업부의 몸값을 더욱 천정부지로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K9 자주포 등에 들어가는 풍산의 155㎜ 포탄. 사진=한국경제신문

풍산의 탄약 제품. 사진=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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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은 기체와 탄약의 결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메이저 업체의 드론 기술을 이전받아 자사 탄약과 통합하는 ‘패키지 판매’ 방식을 택했다. 인터페이스 오류를 없애 명중률을 높이면서 조립 공정을 줄여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다목적 전투 드론 ‘MCD-7’은 임무에 따라 탄약 모듈을 자유자재로 갈아 끼울 수 있는 설계가 특징이다. 풍산이 보유한 소구경 탄약부터 155mm 포탄까지의 방대한 생산 인프라는 드론용 소형 탄약의 대량 생산에서도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보장한다.
드론 탄약이라는 ‘미래 먹거리’가 가시화될수록 방산 부문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용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제로 탄약 부문 매각을 진행한다면 글로벌 수요가 높고 규제로 인해 국내 경쟁사가 없다는 점 때문에 매수자가 많을 것”이라며 “자금 여유가 있는 국내 방산 기업들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지분 산정 기준에 따라 탄약 부문의 가치가 최대 3조9000억원까지 평가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