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100명 중 95명이 ‘운동화’…구둣방, 서울서만 9년새 420개 사라졌다
1,651 17
2026.03.12 08:54
1,651 17

직장인 많은 광화문도 손님 뚝
“하루 2만원도 못 벌어” 한숨

 

구두수선공 대부분 6070세대
장사안돼 가방 등 수선하기도
“당장 폐업하면 생계 막막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60년째 구둣집을 운영 중인 구두수선공 박흥옥 씨의 구둣방 작업장 내부. [문소정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60년째 구둣집을 운영 중인 구두수선공 박흥옥 씨의 구둣방 작업장 내부. [문소정 기자]

 


“100명 중 95명은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데 무슨 손님이 있어요? 지하철 한 칸에 구두는 한두 켤레뿐인데요.”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60년째 구둣방을 운영 중인 박흥옥 씨(72)는 “직장인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동네임에도 손님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박씨는 “시대 흐름에 따라 복장이 자율화되면서 이제는 정장을 입는 사람들도 운동화를 신는다”며 “하루에 2만~3만원 벌이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구둣방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직장인 복장 자율화가 보편화된 데다 구두수선공의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문을 닫는 구둣방이 늘고 있다. 일부 구두수선공들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규정상 허용되지 않은 운동화나 가방 수선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구둣방을 찾는 손님을 늘리기는 역부족이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서울 시내 구두수선대는 695개로, 2016년(1117개)보다 약 38% 줄었다. 국가데이터처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죽·가방·신발 수리업 종사자는 2021년 3134명에서 2023년 2938명으로 2년 만에 6.3% 감소하면서 감소세가 드러났다.

 

서울 중구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인근에서 구둣방을 운영하는 윤현현 씨(68)는 “손님이 없어 1년에 한 번 내는 구두수선대 사용료와 도로세 200만원도 부담이 된다”며 “구두 수선이나 광택으로 얻는 수입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교적 유동인구가 많은 ‘좋은 자리’에 가게가 있지만 손님이 크게 줄어 내년에는 폐업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구두수선대에 ‘운동화 수선’ 문구 스티커가 붙어 있다. [문소정 기자]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구두수선대에 ‘운동화 수선’ 문구 스티커가 붙어 있다. [문소정 기자]

 


구두를 신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구둣방은 구두 외에도 운동화, 가방 등으로 수선 품목을 넓히고 있다. 서울 중구 남대문세무서 근처 한 구둣방에는 재봉틀과 실타래, 명품 가방이 놓여 있었다.

 

구두수선공 고 모씨(70)는 “한 달 전부터 가방 수선을 시작했는데 지퍼 교체부터 손잡이 보강, 흠집 염색 작업까지 맡고 있다”고 털어놨다. 고씨는 “구두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릴 수 없어 재봉틀도 새로 장만했다”며 “가방 수선 고객이 한 명이라도 더 오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무교동 한 구두수선대에도 ‘운동화 수선’ 문구 스티커가 크게 붙어 있었다. 1980년부터 구두수선공으로 일한 A씨(70)는 “운동화 역시 뒤꿈치 보강 외에는 의뢰가 거의 없다”며 “운동화는 가격이 저렴해 낡으면 수선보다 새로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세무서 인근 구둣방 내부에 재봉틀과 실타래가 놓여 있다. [문소정 기자]

 

다만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구두수선대에서 구두 광택·수선과 열쇠 수리·가공 이외에 다른 물품을 취급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두수선공의 생계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도 “다른 업종의 영업권 침해 소지가 있어 이들이 취급할 수 있는 물품을 확대하는 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두수선공 대부분이 60·70대 고령층이다. 국가데이터처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죽·가방·신발 수리업 종사자 중 60세 이상은 2021년 787명에서 2023년 1874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서울시청 인근에서 구둣방을 운영하는 이 모씨(65)는 예순이 넘었지만 구두수선공 중에선 막내뻘이다. 이씨는 “젊은 인력이 들어올 리도 없고 지금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사실상 구둣방의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손님이 줄어도 쉽게 폐업을 결정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내 나이가 70살인데 당장 구둣방 문을 닫으면 할 일이 없다”며 “몸이 힘들어 영업을 할 수 없을 때까지 자리를 지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씨도 “구둣방 운영 수입으로는 겨우 밥만 먹고 살 정도지만 60대 중후반인 내가 다른 일을 찾을 수도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648951

목록 스크랩 (0)
댓글 1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졸리아우어🫧] 들뜸 없이 화잘먹 피부 만들기! #진정냠냠세럼 체험 이벤트 (50인) 175 00:05 9,05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67,27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30,57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58,05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73,70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5,46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6,45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0,23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2 20.05.17 8,640,61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1,15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07,49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17925 이슈 실시간 침튜브 근황...... 4 12:40 819
3017924 기사/뉴스 배우 박신양, 14년간의 회화 작업 집대성한 대규모 개인전…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 개최 12:39 145
3017923 기사/뉴스 (cctv끔찍한장면 주의) 한문철TV 또 갱신...출발하는 차량 앞으로 아이 갑자기 튀어나와...(feat.mbc뉴스) 3 12:39 373
3017922 이슈 타격 연습 하는 WBC 도미니카 감독 12:38 196
3017921 이슈 영국 유명 차 브랜드 트와이닝스의 오뜨 꾸뛰르 라인 5 12:38 230
3017920 이슈 약한영웅 연시은모자 12:37 190
3017919 이슈 무명의 더쿠 : 먼가 티아라 파이브돌스 활동 시절에 광수네에서 데뷔한 솔로 가수 같음.jpg 3 12:37 375
3017918 유머 객관적인 각 수저별 특징 2 12:35 453
3017917 이슈 [WBC] 도미니카 타자 OPS 5 12:33 448
3017916 유머 한국어로 "사기꾼이야♫ ♬ "를 추임새로 부르는 태국노래 1 12:33 398
3017915 정치 현재 민주당 의원 163명 개무시 중인 투톱 5 12:32 997
3017914 이슈 한국 스포티파이 주간 탑 송 차트 1위 기록한 하츠투하츠 'RUDE!' 7 12:30 280
3017913 기사/뉴스 공정위, 돈육 담합 첫 제재‥9개 육가공업체 과징금 32억 원 12:29 177
3017912 이슈 다음주 유퀴즈 여자들 라인업 ㅁㅊ나 7 12:27 1,731
3017911 이슈 <마녀배달부키키> 4K버전 메인포스터, 예고편 공개(4월 15일 CGV 대개봉) 9 12:27 453
3017910 이슈 [WBC] 8강 대진표 8 12:26 1,606
3017909 기사/뉴스 황보라, 걸그룹 'LUV' 멤버였다…"싸이더스 전혜빈과 가수 준비" 15 12:25 1,782
3017908 기사/뉴스 과학계의 오랜 통념에 이의를 제기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 연구진은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 내적·외적 요인을 분리해 분석한 결과, 유전자가 끼치는 영향력은 전체의 50~5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 이는 기존 추정치보다 2배나 높은 것입니다. 10 12:23 1,070
3017907 정치 이 대통령 국정지지율 67%... "부동산·경제 잘한다" 상승 2 12:22 261
3017906 이슈 이상형이나 워너비 누구냐고 물으면 죄다 신민아였던 시절 19 12:22 1,8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