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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100명 중 95명이 ‘운동화’…구둣방, 서울서만 9년새 420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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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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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많은 광화문도 손님 뚝
“하루 2만원도 못 벌어” 한숨

 

구두수선공 대부분 6070세대
장사안돼 가방 등 수선하기도
“당장 폐업하면 생계 막막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60년째 구둣집을 운영 중인 구두수선공 박흥옥 씨의 구둣방 작업장 내부. [문소정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60년째 구둣집을 운영 중인 구두수선공 박흥옥 씨의 구둣방 작업장 내부. [문소정 기자]

 


“100명 중 95명은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데 무슨 손님이 있어요? 지하철 한 칸에 구두는 한두 켤레뿐인데요.”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60년째 구둣방을 운영 중인 박흥옥 씨(72)는 “직장인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동네임에도 손님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박씨는 “시대 흐름에 따라 복장이 자율화되면서 이제는 정장을 입는 사람들도 운동화를 신는다”며 “하루에 2만~3만원 벌이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구둣방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직장인 복장 자율화가 보편화된 데다 구두수선공의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문을 닫는 구둣방이 늘고 있다. 일부 구두수선공들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규정상 허용되지 않은 운동화나 가방 수선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구둣방을 찾는 손님을 늘리기는 역부족이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서울 시내 구두수선대는 695개로, 2016년(1117개)보다 약 38% 줄었다. 국가데이터처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죽·가방·신발 수리업 종사자는 2021년 3134명에서 2023년 2938명으로 2년 만에 6.3% 감소하면서 감소세가 드러났다.

 

서울 중구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인근에서 구둣방을 운영하는 윤현현 씨(68)는 “손님이 없어 1년에 한 번 내는 구두수선대 사용료와 도로세 200만원도 부담이 된다”며 “구두 수선이나 광택으로 얻는 수입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교적 유동인구가 많은 ‘좋은 자리’에 가게가 있지만 손님이 크게 줄어 내년에는 폐업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구두수선대에 ‘운동화 수선’ 문구 스티커가 붙어 있다. [문소정 기자]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구두수선대에 ‘운동화 수선’ 문구 스티커가 붙어 있다. [문소정 기자]

 


구두를 신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구둣방은 구두 외에도 운동화, 가방 등으로 수선 품목을 넓히고 있다. 서울 중구 남대문세무서 근처 한 구둣방에는 재봉틀과 실타래, 명품 가방이 놓여 있었다.

 

구두수선공 고 모씨(70)는 “한 달 전부터 가방 수선을 시작했는데 지퍼 교체부터 손잡이 보강, 흠집 염색 작업까지 맡고 있다”고 털어놨다. 고씨는 “구두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릴 수 없어 재봉틀도 새로 장만했다”며 “가방 수선 고객이 한 명이라도 더 오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무교동 한 구두수선대에도 ‘운동화 수선’ 문구 스티커가 크게 붙어 있었다. 1980년부터 구두수선공으로 일한 A씨(70)는 “운동화 역시 뒤꿈치 보강 외에는 의뢰가 거의 없다”며 “운동화는 가격이 저렴해 낡으면 수선보다 새로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세무서 인근 구둣방 내부에 재봉틀과 실타래가 놓여 있다. [문소정 기자]

 

다만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구두수선대에서 구두 광택·수선과 열쇠 수리·가공 이외에 다른 물품을 취급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두수선공의 생계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도 “다른 업종의 영업권 침해 소지가 있어 이들이 취급할 수 있는 물품을 확대하는 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두수선공 대부분이 60·70대 고령층이다. 국가데이터처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죽·가방·신발 수리업 종사자 중 60세 이상은 2021년 787명에서 2023년 1874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서울시청 인근에서 구둣방을 운영하는 이 모씨(65)는 예순이 넘었지만 구두수선공 중에선 막내뻘이다. 이씨는 “젊은 인력이 들어올 리도 없고 지금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사실상 구둣방의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손님이 줄어도 쉽게 폐업을 결정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내 나이가 70살인데 당장 구둣방 문을 닫으면 할 일이 없다”며 “몸이 힘들어 영업을 할 수 없을 때까지 자리를 지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씨도 “구둣방 운영 수입으로는 겨우 밥만 먹고 살 정도지만 60대 중후반인 내가 다른 일을 찾을 수도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648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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