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을 내걸고 출범시킨 합동대응단의 1호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종합병원과 대형학원 등을 운영하는 재력가와 금융권 인사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한 주가조작 사건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11일 정례회의에서 해당 사건 관련 개인 11명과 법인 4개사를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과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함께 꾸린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출범 이후 처음 발표했던 사건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혐의자들은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주가조작 대상으로 정한 뒤 법인 자금과 금융회사 대출 등을 동원해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후 유통 물량 상당수를 확보해 시장을 장악한 뒤 가장·통정매매, 고가·허수매수, 시·종가 관여 등 다양한 시세조종 주문을 장기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혐의자들의 매수 주문량은 전체 시장 거래의 약 3분의 1 수준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혐의자들은 기업 내부 인사와 증권사 직원까지 포섭해 자기주식 취득 신탁을 이용한 주가 관리에도 관여했다. 소액주주운동을 명분으로 회사 경영진을 압박해 증권사와 자기주식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하게 한 뒤 신탁 계좌에서 자신들의 의도대로 매수 주문이 나오도록 조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혐의자들은 유사한 특징을 가진 다른 종목까지 추가로 조작 대상으로 삼았지만, 합동대응단이 전격적인 계좌 지급정지 조치와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관련 불공정거래는 중단됐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과징금 부과는 의결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미공개정보 이용, 부정거래 등 3대 불공정거래 행위는 형사 처벌이 기본이어서 검찰 수사가 전제된다. 금융위가 고발한 뒤 검찰과 협의를 거쳐 과징금 부과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향후 추가 증권선물위원회를 열어 과징금 부과 사안을 별도로 의결할 전망이다. 자본시장법상 3대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의 2배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향후 최대 800억원 규모의 과징금 제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징금 부과는 검찰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정부 기조에 맞춰 최대한 빠르게 과징금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검찰에 우선 검토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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