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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새벽 5시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헬멧 쓴 출근 노동자 8열 종대로 5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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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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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 주도하는 반도체 4·5공장 건설 현장 가보니… 엄청난 사람과 물자 몰려
 

3월 6일 새벽 5시 경기 평택시 고덕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반도체 4공장(P4) 건설 현장으로 출근하려는 노동자들이 P4로 통하는 5번 게이트 쪽에 줄을 서 있다. 박해윤 기자

3월 6일 새벽 5시 경기 평택시 고덕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반도체 4공장(P4) 건설 현장으로 출근하려는 노동자들이 P4로 통하는 5번 게이트 쪽에 줄을 서 있다. 박해윤 기자

 


3월 6일 새벽 5시 경기 평택시 고덕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4공장(P4) 외벽과 5공장(P5) 부지에 타워 크레인 수십 대가 우뚝 서 있다. 주차 빌딩 등 주변 삼성전자 건물과 크레인에서 나오는 조명으로 껌껌한 하늘에 빛무리가 진다.

 

3월 6일 반도체를 만드는 클린룸이 지어지고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4 전경. 박해윤 기자

3월 6일 반도체를 만드는 클린룸이 지어지고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4 전경. 박해윤 기자

 


P4로 통하는 5번 게이트를 향해 헬멧을 쓰고 형광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8열 종대로 계단을 오른다. 그 줄이 500m나 이어진다. P4를 건설하는 노동자들이다. 게이트와 붙은 4차선 도로에는 노동자들을 태운 대형 버스와 오토바이, 각종 업체 이름이 적힌 승합차가 달리며 소음을 낸다.

 

3월 6일 새벽 5시 노동자들이 8열 종대로 P4 건설 현장에 출근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3월 6일 새벽 5시 노동자들이 8열 종대로 P4 건설 현장에 출근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공사 기간 단축하려 ‘철야조’ 투입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에 어마어마한 사람과 물자가 모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7년 1분기로 예정했던 P4 페이즈(Ph·생산 공간)4 준공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앞당기고 2024년 중단했던 P5 건설 공사를 지난해 11월 재개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투자가 폭증하면서 D램 등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한 결과다.

 

건설 하청업체들은 새벽 5시에 출근하는 ‘조출’(조기 출근)과 기본보다 두어 시간 더 일하는 ‘연장’, 이후 2시간 더 작업하는 ‘야간’ 노동을 늘리고, 주간조에 더해 철야조를 만들어 비는 시간 없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P4 Ph4에서 배관 까는 일을 하는 20년 경력의 이영섭 씨(46)는 “원래 팹 하나 만들려면 12개월 걸리는데 삼성전자가 10개월로 줄이려 한다”며 “다른 하청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철야조를 투입해 주간조와 교대로 일하고 있고 우리 회사도 이번 달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평택캠퍼스 일일 출역 인원은 2022년 9만 명가량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후 2만 명으로 줄었고 최근 다시 4만~5만 명으로 늘었다”며 “앞으로 인원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3월 6일 새벽 5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 도로에 건설 노동자들을 태운 셔틀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박해윤 기자

3월 6일 새벽 5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 도로에 건설 노동자들을 태운 셔틀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박해윤 기자

 


사람이 있는 곳엔 여러 사연이 뒤따른다. 평택캠퍼스 노동자의 출퇴근을 돕는 셔틀버스 기사 김모 씨는 전북 군산에서 건설 장비 사업을 하다가 부도가 났다. 두 달 전 평택캠퍼스로 와 처음으로 버스 기사 일을 시작했다.

 

3월 6일 새벽 5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 인도에 노점상과 퇴근한 건설 노동자들이 서 있다. 박해윤 기자

3월 6일 새벽 5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 인도에 노점상과 퇴근한 건설 노동자들이 서 있다. 박해윤 기자

 


P4 앞 인도에서 노점을 펼치고 오전 4시부터 7시까지 어묵과 떡볶이를 파는 60대 박모 씨는 뇌경색으로 4년간 병원에 누워 있었다. 3년 전 평택에 있는 지하철 1호선 서정리역 인근에 분식집을 차렸는데, 점심부터 저녁 8시까지 가게를 열어도 몇 년째 가게 임차료만큼도 못 벌었다. 지난해 말부터 평택캠퍼스에 노점을 깔면서 이를 충당하고 있다. 박 씨는 “가게에서는 한 시간에 손님이 한 명도 없을 때가 많은데 여기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경력자도 월급 400만 원은 기본

 

남녀 불문 사회 초년생부터 은퇴자까지 전국 각지에서 이곳으로 모여드는 이유는 일당이 높아서다. 건설업계에서는 경력이 전혀 없는 초보자를 ‘조공’, 3~5년 경력자를 ‘준기공’, 숙련자를 ‘기공’이라고 부른다. 작업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주간 8시간 근무 시 일당은 조공이 15만 원 내외, 기공이 20만 원 이상이다. 여기에 조출, 연장, 야간, 철야 수당을 받으면 일당이 더 뛴다. 식비도 따로 준다.

 

전날 저녁 7시부터 이날 새벽 5시까지 철야조로 양중(자재 운반) 작업을 한 경력 3년 차 최모 씨(31)는 고향인 부산에서 지난달 평택으로 왔다. 최 씨는 “철야로 일하면 주간보다 수당을 1.5배 받고, 연장까지 하면 적어도 월에 400만 원은 받는다”며 “요즘 평택에서는 한 주에 연장이 두세 번 나오는 반면, 부산 건설업계는 일감이 없어 월 250만~300만 원밖에 못 번다”고 말했다.
 

3월 5일 P4 앞 사거리에서 20대 건설 노동자 커플이 손을 잡은 채 출근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3월 5일 P4 앞 사거리에서 20대 건설 노동자 커플이 손을 잡은 채 출근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사귄 지 반년 된 29세 커플은 전남 여수와 순천에서 왔다. 1년 전부터 평택캠퍼스에서 현장 안전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남자친구 조모 씨가 여자친구 황모 씨를 데려왔다. 사흘 전부터 현장 작업자들에게 필요한 서류를 만들어주는 총무로 일한다는 황 씨는 “숫자와 관련된 자격증이나 경력이 없어도 배우면서 일하고, 연장과 야간을 하면 월 450만 원을 벌 수 있다”며 “순천 식당 주방과 홀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할 때보다 월급이 3배나 많다”고 말했다.

 

평택캠퍼스가 있는 고덕동은 물론 북쪽으로 신장동과 남쪽으로 통복동, 동삭동, 용이동은 지금 부동산시장과 상권이 활황이다. 고덕동에서 함박산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오민영 대표는 “P3와 P4가 동시에 건설돼 현장 건설 노동자가 가장 많았던 2022년에는 인근 투룸 월세가 170만~180만 원까지 올랐고 이후 노동자가 줄면서 65만~70만 원으로 떨어졌다”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사람이 갑자기 늘더니 현재는 110만~120만 원 수준으로 다시 회복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 대표는 “현재 관리하는 원룸 500채를 한 건설업체가 계약해 숙소로 쓰고 있다”며 “업체에서 매일 임차 문의 전화가 오지만 매물이 없어 지금보다 월세가 당연히 더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3월 5일 골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반도체 5공장(P5) 전경. 박해윤 기자

3월 5일 골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반도체 5공장(P5) 전경. 박해윤 기자

 


삼성전자 주가와 평택의 활력은 비례한다
 

평택캠퍼스에서 약 8㎞ 떨어진 동삭동에서 코리아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최영태 대표는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40만 원까지 떨어졌던 동삭동 원룸 임대료가 지난해 말 P5 공사 재개 후 월세 55만 원으로 올랐다”며 “고덕동에 집이 없어 원룸과 투룸이 많은 동삭동으로 현장 노동자들 수요가 뻗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대표는 “동삭동에 원룸과 투룸을 합해 9000채가량이 있는데 이 중 80%를 평택캠퍼스 건설 노동자들이 차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와 평택의 시장 분위기는 비례한다”고 덧붙였다.

 

 

3월 5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퇴근하는 건설 노동자들. 박해윤 기자

3월 5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퇴근하는 건설 노동자들. 박해윤 기자

 


동삭동 수원지법 평택지원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60대 김모 씨는 “삼성전자 소속 생산직 직원은 다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어 우리 가게 매출을 좌우하는 건 건설 하청업체 노동자들”이라면서 “건설 노동자들이 사라져 인근 경기가 죽었던 지난해 여름에 비해 지금은 손님이 2배가 돼 살 만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는 “법원을 드나드는 변호사들도 ‘삼성전자에 건설 노동자가 많이 들어와야 변호 의뢰도 많아진다’고들 얘기한다”고 전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7/0000037808?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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