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전쟁의 문법을 바꾸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 생성에 머물던 AI가 이제 실제 전장에서 표적을 가려내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작전 속도를 끌어올리는 단계로 들어섰다. 글로벌 빅테크가 만든 AI가 군사 시스템의 핵심 축으로 편입되면서, 전쟁은 더 이상 병력과 화력만의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군의 이란 공습은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공습 첫날 1000여 개 표적 타격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팔란티어가 구축한 군사 AI 플랫폼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이 활용됐다. 위성과 감시 자산을 통해 수집한 대규모 기밀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표적과 우선순위를 정하면서 작전의 정교함을 높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앤스로픽의 AI 모델 ‘클로드’ 지원까지 더해지며 작전 속도를 높이고 이란의 반격 능력을 약화하는 데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터·알고리즘이 전장 지배하는 시대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알고리즘 전쟁’이 현실로 들어왔다고 보고 있다. 데이터 통합, AI 분석, 인간 승인 체계가 결합한 형태가 새로운 군사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사람이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 판단을 내리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AI가 먼저 방대한 데이터를 읽고 선택지를 압축한 뒤 인간이 승인하는 방식으로 전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드론을 넘어 로봇과 각종 무기체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강상기 한양대 AI솔루션센터장은 “이 같은 흐름이 더 진전되면 ‘아이언맨’과 유사한 형태의 무기체계도 현실화할 수 있다”며 “피지컬 AI 확산이 국방 분야 패러다임 전환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실제 움직이는 전투 시스템에 결합되면 전쟁의 양상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전쟁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개발한 첨단 기술이 국방 영역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리콘밸리에서 개발된 AI와 소프트웨어가 실제 군사작전의 핵심 인프라로 작동하면서, 군사력의 개념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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