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출판인들을 만나면 남자 소설가가 점점 더 희귀해지고 문학이 여성 서사 일변도로 흘러가는 현상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여러 논의가 나옵니다. 그런데 소설에서 남성의 서사가 드물어진 것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닙니다.
“지난 거의 10년 동안 소설의 중심에는 여성의 내면성이 자리해 왔다. (…) 이는 미투 이후의 시대정신과도 깊이 공명했다. 반면 젊은 남성의 이야기는 문학에서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이번 주, 남성성을 정면으로 응시한 한 작품이 부커상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중순 영국 가디언지에 이렇게 시작하는 사설이 실렸습니다. 2025년 부커상 수상작인 영국 작가 데이비드 솔로이의 소설 ‘플레시(Flesh)’는 헝가리 출신 노동계급 이민자 남성의 삶을 그려냅니다. 수상 연설에서 솔로이는 “‘플레시’를 쓰며 감수해야 했던 가장 큰 위험은 남성의 시선에서 성(sex)을 쓰는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문학에서 남성 작가가 줄어드는 것도 솔로이가 말하는 ‘위험성’과 연관이 없지 않을 겁니다. 여성들의 구매력에 의해 출판 시장이 유지되고 있는 현실에서, 끊임없이 ‘이 표현은 정치적으로 올바른가’ 하는 자기 검열을 해야 한다면 작가 입장에서 굳이 작품을 써야 할 이유가 없겠죠.
남성 서사의 멸종이 여성 독자들에게도 결코 좋은 일은 아닐 겁니다. 자신이 속하지 않은 세계를 간접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문학의 힘인데 익숙한 세계만 탐독한다면, 인식의 지평을 넓힐 기회를 박탈당하는 셈이니까요.
이는 남녀를 바꿔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독자들이 ‘불편함’을 어느 정도까지 감수할 것인가, 작가 입장에서 ‘정치적 올바름’을 어느 정도까지 지킬 것인가의 합의가 되어야 자신과 다른 성별의 서사를 포용하는 문화가 생기는 거겠죠.
올해엔 서점에서 남자 작가들의 소설을 좀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54904?sid=103
1월자 칼럼인데 아래 글 검색하다가 발견해서 가져옴
[일사일언] 남자 소설가들이 웹소설로 숨은 이유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63477?sid=103
지난 1월 조선일보 지면에 난 칼럼 한 편이 주변 글쟁이들에게 화제였다. 남자 소설가가 사라지는 이유가 ‘과도한 자기 검열 요구’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담겼다. 그때 한 명이 의외의 얘기를 꺼냈다. 남자 소설가들이 ‘웹소설’로 몰리고 있단 거다. 몇 달이 지나서야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그때 추천받은 웹소설을 다 읽는 데 꼬박 그만큼의 시간을 쏟을 정도로 푹 빠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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