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9일(현지시간) 장중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80달러대로 밀려나는 급등락 장세를 보였다.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와 중동 산유국 감산 소식이 가격을 끌어올렸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주요 7개국(G7)의 대응 방침이 전해지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5월물 브렌트유는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98.96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6.8% 상승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94.77달러로 4.3% 올랐다. 다만 뉴욕증시 마감 무렵 브렌트유는 종가 대비 4.61% 내린 88.42달러, WTI는 6.56% 하락한 84.94달러에 거래되며 나란히 9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직전 거래일인 6일 종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날 유가는 아시아 시장에서 먼저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119.5달러, WTI는 119.48달러까지 오르며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고점 기준 일간 상승폭은 각각 28.9%, 31.4%에 달했다.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이란 정세 변화가 자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가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쟁 장기화 전망이 확산됐다.
여기에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2개 유전에서 감산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공급 우려를 키웠다.
월가 은행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수주간 사실상 봉쇄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30~150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같은 날 G7 재무장관들이 전략 비축유 방출 등 필요한 조처에 나설 수 있다는 공동성명을 내면서 시장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조기 종식 가능성을 언급하자 유가는 낙폭을 확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그것을 장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 발언도 긴장 완화 기대를 키웠다.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통화하고 이란전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통화에서 이란 전쟁의 신속한 종식을 위한 자신의 제안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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