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오후 1시쯤 인천 동구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먼지가 뽀얗게 앉은 듯한 낡은 간판 '송현상회' 아래 옛날 담뱃갑과 과자 봉지, 맥주병이 늘어서 있었다.
그 옆으로 연탄 파는 가게, 부동산 거래를 중개하던 복덕방, 낡은 솜이불을 손질해주던 솜틀집까지 비탈진 골목을 따라 1960~1970년대 달동네가 그대로 펼쳐졌다.

원래 소나무가 많아 '송림산'으로 불리던 이곳은 1883년 인천 개항 이후 조계지가 형성되면서 피난민과 외지인들이 하나둘 판잣집을 지으며 3000여 가구의 달동네를 이뤘다.
1909년 일제가 산꼭대기에 배수지(수도국)를 설치하면서 '수도국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그러나 이후 재개발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며 그들의 삶의 흔적은 모두 사라졌다.
최정자 문화관광해설사는 "재개발로 흩어진 사람들의 삶을 기억하고 조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바로 이 박물관"라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2년여의 증축 공사를 마치고 지난 1일 정식 개관했다.

정식 개관 일주일 만에 이달 주말 예약이 이미 마감될 정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2주 전 미리 예약하고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서구 주민 홍재순(43·여)씨는 "책으로만 보던 옛 생활상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살아있는 사회 공부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세대엔 당연한 일상이 아이들에겐 체험이 필요한 역사가 된 만큼 이런 공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방문객이 몰리면서 박물관은 사전 예약제로만 운영되고 있다. 다만, 이를 모르고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방문객이 하루 300~400명에 달하는 만큼 현장 예약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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