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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일어났던 최초의 폭탄 테러 사건

무명의 더쿠 | 03-09 | 조회 수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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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5년에 조선의 수도 한성에서 민씨 척족의 수장인 민승호가 암살된 사건. 기록상 한반도 역사상 최초로 벌어진 폭탄 테러로 인한 암살 사건이자 미제사건이다. 현대의 우편폭탄과 매우 유사하지만 우정총국이 생기기도 전이라서 전근대적인 방식인 인편으로 배달되었다.

 

흥선대원군이 실각한 뒤인 1875년 1월 5일 민승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승려에게 지방의 한 수령이 바치는 것이라면서 특이하게 생긴 상자를 전해받았다. 승려는 "이 상자 안에는 복이 들어있으니 바깥 사람이 함께 하지 못하도록 꼭 안에서 열어보십시오."라고 당부하고 떠났고, 이런 식으로 민승호에게 뇌물을 바치는 사람은 전부터 많았기 때문에 민승호는 딱히 수상하게 여기지 않고 귀한 보물이라도 들었나 하는 생각으로 혼자 방 안에서 상자를 열었다.

 

그 후, 방이 통째로 날아갈 정도의 대폭발이 일어났다. 이때 근처에 있던 민승호의 양어머니이자 명성황후의 친모인 감고당 한산 이씨와 민승호의 아들이 함께 사망했다. 폭발에 직격당한 민승호는 온몸이 시커멓게 타들어간 채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죽어가면서 운현궁 쪽을 두세 번 가리켰다고 한다.

 

사건의 범인으로 신철균이 책임을 지고 능지처참을 당했으나 객관적으로 신철균이 범인이라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신철균은 직접적으로 폭탄 테러를 저지른 건 아니지만 관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로 죄를 받아 처형된 것이었다. 신철균이 죽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장모의 흥인군 집 화재 예언의 경우도, 과연 그런 말이 있었는지의 여부조차 정확하지 않다.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사건의 진짜 배후는 대원군일 가능성이 있다.

 

1. 민승호의 집에 처음 불이 난 시점은 흥선대원군의 권력이 내리막길로 접어들던 시점이었는데 민승호는 이때 고종의 편에 서서 흥선대원군과 대적했다. 대원군의 입장에서는 부인의 친동생인 민승호가 자신을 배신한 걸로 여겨 괘씸했을 것이고 며느리인 명성황후가 민승호의 뒤에 있다고 여겨 민승호를 더욱 증오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마찬가지로 대원군과 적대하던 흥인군의 집에 두 번이나 화재가 일어난 건 대원군의 격노로 인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2. 대원군은 고성능 폭탄을 동원할 능력이 있는 극소수의 인물이었다. 현재야 인터넷이나 공학, 화학서적만 잘 찾아보면 시판 물품들만으로도 얼마든지 폭탄을 만들 수 있는 시대지만, 전근대시기였던 당시에는 도처에 화학물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시설도 없었고, 폭탄과 공학 관련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도 매우 드물었다. 당시 사회에서 폭탄 테러라는 사건 자체가 매우 희귀했던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끽해야 독약을 제조해서 암살을 시도하는 정도지 이렇게 위력적인 규모의 폭탄을 만들어 테러에 사용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대원군은 집권 기간 서양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 갖가지 신무기 개발에 열중했다. 특히 청나라에서 들여온 해국도지는 큰 역할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개발된 폭탄이 바로 '수뢰포(水雷砲)'였다. 신헌의 주도로 개발된 이 수뢰포의 위력은 작은 배 한 척을 박살내고 물기둥이 크게 솟구칠 정도의 위력이었다. 이 정도 위력의 폭탄을 만들 기술이라면 대원군의 배경 하에서 충분히 다른 용도로 전용할 수 있는 폭탄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굳이 수뢰포까지 안 가더라도 애초에 대원군은 10년 가까이 섭정을 하며 사실상 '조선의 군주' 역할을 도맡아 했으므로 화약 정돈 충분히 동원할 능력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사건 당시 민승호에게 뇌물을 위장한 폭탄을 전달한 사람이 방 안에서 열어볼 것을 권했다는 것은 폐쇄된 공간에서 폭발의 위력이 더 커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당시가 막 개항을 시작한 시점이라 외국에서 폭탄을 들여올 수도 없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 정도의 고성능 폭탄을 만들고 동원할 수 있는 건 대원군 정도의 배경이 아니면 안 되었을 것이라는 점은 납득이 간다.

 

 

 

 

 

하지만 범인을 찾지 못하고 결국 영구미제로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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