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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면접 보겠다" 달라진 집주인들…전세 구하러 갔다가 '깜짝'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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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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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면접' 현실화할까

서울 전·월세 물건 전년비 30% 증발, 집주인 우위 시장
'세입자 스크리닝' 시대 올까…전문가 "아직 이르다"


서울 전·월세 시장에서 물건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세입자가 갈 곳이 점점 없어지면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은 지역에서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고르는 이른바 '세입자 면접' 현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9일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전·월세 물건은 3만452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8201건보다 28.4% 줄었습니다.

전세와 월세를 나눠서 살펴보면 같은 기간 전세 물건은 2만9584건에서 1만7971건으로 39.3% 급감했고 월세는 1만8617건에서 1만6554건으로 11.1%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전세 물건 감소가 두드러졌습니다.

자치구별로 전·월세 물건을 살펴보면 더 극단적입니다. 성북구의 경우 2054건에서 278건으로 무려 86.5% 줄었습니다. 노원구도 2023건에서 570건으로 71.9% 감소했습니다. △관악구 69% △강북구 67.2% △동대문구 66.6% △강동구 66% △도봉구 63.4% △중랑구 63% △광진구 61% 등이 60% 넘게 쪼그라들었습니다. 송파구와 서초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구에서 임대차 매물은 감소했습니다.

서울에 전·월세 물건이 줄어든 배경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공급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의 적정 수요는 4만6000가구입니다. 하지만 당장 올해 입주하는 물량은 4165가구에 불과합니다. 내년에는 1만306가구로 올해보다 낫지만, 적정 수요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2028년 3080가구, 2029년 999가구로 원활한 공급이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책 변화도 물량에 영향을 줬습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막히면서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감소했습니다. 임대차법에 따라 2년을 거주한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년을 더 거주할 수 있게 되면서 신규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것도 이유입니다.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해졌습니다. 보증금을 받아 굴릴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차라리 월세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입니다. 또 나중에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부담도 커졌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선 전세 사기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전세에 대한 불안감에 월세를 찾고 있고, 전세보다는 월세가 상대적으로 초기 부담이 작다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정부가 1가구 1주택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도 임대차 물량에 영향을 줬습니다. 기존에는 시장에 나와야 할 물건인데 집주인들이 전부 보유하게 되니 상대적으로 세입자가 들어갈 집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전·월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세입자는 점점 코너로 몰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세입자 면접'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집주인이 세입자의 직업이나 소득, 가족 구성 등을 확인하고 누구를 집에 들일지 결정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국민청원엔 임차인 면접 제도를 법제화하자는 청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청원을 제기한 청원인은 "현재 깜깜이 임차 계약 시스템으로는 내 집에 전과자가 들어오는지 신용 불량자가 들어오는지 알 길이 없다"며 "상호 간 분쟁 방지 및 임대인 재산권 보호를 위해 임차인 면접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악성 임차인 방지법' 입법이 절실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임대차 계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집주인이 신뢰할 수 있는 세입자를 선택해야 한다"며 "독일,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 임대차 시장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일부 집주인이 세입자의 '스펙'을 확인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과거 전세 사기 사건의 여파로 세입자가 집주인의 정보를 확인하던 때에서 역전된 셈입니다. 서울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깐깐한 집주인은 '내 집에 내가 원하는 사람을 들이고 싶다'는 이유로 세입자의 신상정보를 묻기도 한다"며 "어차피 들어오겠다는 세입자는 많으니 집주인이 배짱을 부리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세입자 면접'이 당장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미국 등 해외에서는 세입자 스크리닝 제도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월세가 보편화됐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는 아직 전세도 상당 부분 남아 있고, 월세의 경우도 보증금 규모가 큰 보증부 월세가 많다. 즉 보증금이 안전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전세가 사라지고 보증금이 적은, 순수 월세가 시장에 자리 잡게 된다면 그때는 '세입자 면접' 제도도 시장에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03.2로 여전히 집을 내놓은 집주인보다 거주할 곳을 찾는 세입자가 많은 상황입니다. 다만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등 동남권 전세수급지수는 3주째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습니다. 워낙 전셋값이 높은 상황에서 대출 등이 제한되면서 수요가 붙지 못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5259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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