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천만 달성, 과연 한국 영화계의 부활이라 단정할 수 있을까.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천만 관객 달성 이후에도 가파른 관객수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서 ‘왕사남’은 지난 8일 하루 동안 69만9473명, 70만 가까운 관객을 불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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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왕사남’의 흥행은 역설적으로 볼 영화가 없어 극장에서 ‘왕사남’에만 관객이 몰린 결과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8일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애니메이션 ‘호퍼스’의 관객수는 10만 5980명으로 ‘왕사남’의 7분의 1 수준이다. 2위 한국영화인 ‘휴민트’의 관객수는 1만 5497명, ‘왕사남’의 약 7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다. 전체 스크린 매출의 80%를 넘는 수치가 한 작품에만 몰려드는 상황이다.
‘왕사남’은 지난 4일 개봉 이후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 김태용 감독의 ‘넘버원’ 등 한국영화들과 함께 기대를 모았다. 결국 설 연휴를 기점으로 폭넓은 공감을 얻는 이야기와 사극이라는 보편적인 형식 그리고 설 연휴 그리고 3.1절 연휴 등 시기적 호재를 만나 관객 증가를 이어왔다. 그 사이 ‘휴민트’는 아직 200만 관객, ‘넘버원’은 30만 관객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왕사남’을 둘러싼 분위기는 마치 한국영화의 새로운 봄이 올 것 같은 느낌이다. 1년 10개월 만의 천만 관객으로 여전히 관객이 극장을 찾을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이어나갈 작품들의 기대를 부추기는 식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당시 개봉하지 못했던 이른바 ‘창고영화’를 소진한 한국영화는 이미 2026년이 들어선 당시 작품이 없을 거라는 암울한 예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 5대 배급사가 지난해 발표한 올해 개봉 한국영화 작품은 22편 정도다. 코로나19 이전의 40여 편에 비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왕사남’의 열기가 꺾이면, 다시 ‘볼 영화가 없어졌다’는 평가가 돌아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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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현재 영화계 이후의 상황에 대해 “천만 영화가 나온 이후에는 다른 영화의 관람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현재 영화는 없는 편이다. 그게 가장 큰 걱정”이라며 “오히려 빈익빈 부익부의 쏠림현상으로 이어지면, 영화의 산업적인 측면에서 위험한 현상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가장 바람직한 현상은 ‘왕사남’을 본 관객들이 다른 영화를 볼 수 있는 관람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이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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