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보장제·선지급 후정산 등 지원책 제도화
기존 특례채무조정 적용 시 월 상환부담 완화
野 “세금으로 악성 임대인 채무 떠안아” 반발

정부·여당이 전세사기 피해자의 보증금을 일정 수준 보장하는 ‘최소보장제’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보장 비율을 최대 50% 수준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실질적인 피해 구제를 위해 보증금의 절반가량을 보장해야 한다는 피해자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야당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악성 임대인의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셈”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보장 비율이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전세사기대책특별위원회는 이번 주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발의에 나선다. 법안 초안은 국토교통부·법무부·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마련됐으며 이르면 9일 국회 발의를 목표로 막판 조율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전세사기 피해자 보증금의 일정 비율을 국가가 보장하는 최소보장제 도입이다. 당정은 피해 규모와 재정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증금의 최대 50%까지 보장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자의 76%가 경제적으로 취약한 2030세대”라며 “피해자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 보장 비율을 50% 수준으로 검토하는 것은 피해 구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경·공매 절차를 마친 전세사기 피해자의 1인당 평균 보증금은 약 1억 3300만 원이다. 정부가 보증금의 절반을 보장할 경우 최대 6650만 원이 지원된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1억 원의 전세대출을 받은 경우 실제 부담해야 할 대출 상환액은 3350만 원(1억 원-6650만 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20년간 무이자로 분할 상환하도록 한 특례 채무조정을 적용하면 월 상환액은 약 14만 원 수준까지 낮아진다. 당정은 경·공매를 이미 마친 피해자에게도 최소보장제를 소급 적용해 구제 사각지대를 줄일 방침이다.
법안에는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한 ‘선지급 후정산’ 방식도 포함됐다. 경·공매 절차가 끝나기 전이라도 신탁 사기 등 무권계약(계약 권리가 없는 사람과 체결한 계약) 피해자에게 최소 보장금을 우선 지급하고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피해 주택 매입 등을 통해 회수되는 금액이 있을 경우 추가로 정산하는 구조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정부가 피해자에게 먼저 보상하고 이후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하면서 제도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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