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진통제 5알 먹고 뛰어요"… 여성 선수 '생리' 얘기는 아직도 '금기'
4,037 23
2026.03.07 22:06
4,037 23
"지금 생리 중이다. 정말 힘들다. 특히 이런 경기복을 입고 전 세계가 지켜보는 무대에서 경기해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여자 피겨 국가대표 선수 앰버 글렌이 용기 있는 고백으로 스포츠계에서 '금기'로 여겨지던 여성 선수들의 월경권 문제를 공론화했다. 월경은 여성이 매달 겪는 지극히 당연한 신체 현상이지만, 남성의 몸을 기본값으로 설계된 스포츠 시스템 속에서 여성 선수들은 오랫동안 침묵해야만 했다.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앞두고 한국일보가 만난 전·현직 여성 선수들도 월경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고충, 경기력 저하, 생리혈 비침에 대한 불안 등을 호소하며, 스포츠계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대한민국 국가대표 정민영(26·오타와 래피드 FC) 선수는 5일 서면 인터뷰에서 "생리통이 심한 편이지만 매번 아픔을 참고 경기를 뛰었다"며 과거 경험을 들려줬다. 2021년 추계대학여자축구연맹전 때 일이었다. 중요 경기가 있는 날 하필 월경이 시작됐다. 진통제를 두 알이나 먹고도 통증이 가시지 않아 세 알을 더 먹고 기어이 그라운드로 나갔다. 정 선수는 "경기를 마치고 나니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며 "다시는 이런 식으로 대처하지 않겠다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 선수가 무리하게 약을 복용한 건, 월경이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가대표팀에서 활동한 18년 경력 한 트레이너(42)는 "여자 100m 허들에서 평소 13초대를 기록하던 선수가  13초5 가까이 기록이 떨어지기도 한다"며 "기술 종목 역시 평소 능숙했던 동작을 실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운동복이 얇아 생리혈 비침에 대한 불안도 크다. 1998 방콕 아시안게임 수영 금메달리스트 출신 조희연(43) 선수는 "물속에선 수압으로 생리혈이 새지 않지만, 물 밖으로 나오면 생리혈이 새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걱정한다"고 말했다. 또 "출발대에 섰을 때 뒤쪽 심판이 남자이면 더욱 신경 쓰인다"며 "때론 중계 카메라도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월경을 "남사스러운 일" "감춰야 할 일"로 치부하는 왜곡된 시선들도 여성 선수들을 옭아맨다. 조 선수는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생리 중에도 수영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알고 싶지 않다" "더럽다" 등 혐오 섞인 댓글 세례를 받았다.


그러다 보니 여성 선수 스스로 월경을 장애물이나 위협 요소로 인식하며 자신의 몸과 불화를 겪기도 한다. 일례로 훈련량이 과도하거나 영양이 불균형한 경우 무월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선수들은 오히려 반긴다. 조 선수는 "중학교 때 생리가 1년 넘게 끊겼지만 그저 '편해서 좋다'고 여겼다"며 "비정상이라는 생각을 못 할 정도로 압박감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혜경 고려대학교 산부인과 교수는 "엘리트 선수의 무월경 발생률은 최대 60%에 달해 일반 여성(2~5%)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며 "많은 선수가 생리가 없는 것을 당연시하는 등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선수 비율이 증가하는데도 여전히 남성을 표준으로 삼는 스포츠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박주희 국민대 아시아올림픽대학원 주임교수는 "생리는 여성 선수의 건강과 인권, 존엄과 연결된 문제"라며 "선수들이 이를 민망한 일이나 예민한 문제로 치부하며 숨기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대안으로는 △심리 프로그램에 월경 포함 △스포츠 의학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 △유니폼 색상 선택권 확대 등을 주문했다. 

허유정 기자 (yjheo@hankookilbo.com)

김준형 기자 (junbro@hankookilbo.com)


전문 https://naver.me/5bCbjbIo

목록 스크랩 (0)
댓글 2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체험단] 톤28 말차세럼 아닌 글로우 크림 앤 세럼 체험 이벤트 (50인)💚 292 03.06 22,300
공지 서버 작업 공지 3/09(월) 오전 2시 ~ 오전 2시 30분 13:44 7,43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58,10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10,41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50,73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42,32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4,27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08,56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26,73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36,77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0,10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04,831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13706 이슈 엔시티위시 리쿠의 사촌누나 다카하시 아이가 한국을 좋아하게 된 계기 19:10 55
3013705 유머 우리 기사단 시켜준대 가자 19:09 23
3013704 팁/유용/추천 원근을 이용한 포토카드 사진 찍기 19:09 29
3013703 기사/뉴스 김정관 "美,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시 관세 재인상 없을 것 같다고" 19:09 55
3013702 이슈 월간남친 지수 우는연기.twt 28 19:07 1,203
3013701 이슈 어더해... 가나디커플룩이에요... 1 19:06 403
3013700 이슈 우즈 X 아이브 리즈 '나나나' 챌린지 2 19:04 193
3013699 이슈 님들아 월간남친 그렇게 밤티드 아닙니다. 2 19:04 1,028
3013698 이슈 에스파 공계 릴스 업뎃 - 윈터 뿅! 6 19:03 265
3013697 유머 미안하다 사랑한다 회차별 감정변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19:03 463
3013696 이슈 [🎥] KiiiKiii 키키 'Delulu' Dance Practice 3 19:02 66
3013695 유머 윤두준 인스타그램 업뎃 (사상 초유의 월요일이 아닌 일요일 인스타 업로드 실수) 7 19:02 726
3013694 이슈 송지효 2006년 궁 시절 비주얼 3 19:02 625
3013693 이슈 이재용이 국내 프로야구에 실망하게 된 계기 24 19:01 1,847
3013692 이슈 파리패션위크 셀린느 쇼에 초청 받은 미야자키 아오이 1 19:01 401
3013691 이슈 마라탕 집에 버섯들 이름이 전부 야하게 적혀있길래 26 19:00 2,773
3013690 이슈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네또플릭스 월간 남친 서강준 등장 회차 2 19:00 418
3013689 이슈 WBC 나라별 중계권료 6 19:00 669
3013688 유머 음수대 물로 물장난하는 루이바오🐼💜 8 19:00 641
3013687 이슈 (혐주의)옛날에 사람 많이 죽였다는 병 등창 실제사진 30 18:59 2,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