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야호?'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지?"
그룹 블랙핑크의 신곡 '고(GO)'가 공개되고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파트가 있다. 2분 50초쯤 희미하게 들리는 멤버 지수의 "무야호~"라는 외침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속 유행어였다. 2010년 '무한도전' 멤버들이 알래스카를 찾았을 당시 애청자라고 밝혔던 한 남성이 "무한도전!"이라는 구호를 "무야호~"라고 잘못 외치면서 생긴 말이었다. 방송 당시에는 크게 화제가 되지 않았던 이 장면은 2021년 온라인상에서 밈(meme)으로 확산하며 인기를 끌었다.
블랙핑크의 신곡 '고'를 감상하던 팬들은 불쑥 들어온 "무야호~"라는 한마디에 웃음을 터트렸다. 한국어 가사가 한 줄도 없다는 아쉬움을 달래는 강력한 한 방이었다. '한국 팬들만 이해하는 유머 코드'라며 만족감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궁금증으로 시작했던 해외 팬들도 한국 팬들의 해석을 찾아내며 함께 즐기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K팝 아이돌들의 활동 무대가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면서 해외를 겨냥한 음악 스타일과 영어 가사는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여겨졌다. 이에 따라 'K팝'에서 'K'가 사라진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최근 한국 문화와 전통적인 멋에 빠진 외국인들이 늘면서 글로벌 그룹들도 다시금 'K'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서울 배경에 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전 세계적인 인기로 '한국적인 것'을 매력적인 것으로 여기는 외국인들의 소비 성향은 충분히 증명됐다. K팝으로는 언어의 장벽이 존재하는 노랫말 대신,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 전통성을 부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팬들에게는 자긍심을 고취하고, 해외 팬들에게 우리 전통문화가 '트렌디한 것'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블랙핑크의 '고' 뮤직비디오에서는 곳곳에 전통 문양이 등장해 시선을 끈다. 노를 젓는 이들이 쓴 모자에는 노리개 장식 디테일이 더해졌고, 일부 장면에서는 한글이 보인다. 크레딧에서는 태극 문양이 도드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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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2025' 정상회의 문화총감독을 맡았던 이 교수는 보문호에서 진행된 멀티미디어쇼에서 '우리'라는 한글을 띄웠었다. 그는 "말에는 그 나라의 얼이 담겨 있다. K-컬처의 최전선에 있는 게 한글"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가도 브랜드다. 예전에는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기업보다 아래였지만, 이제는 국가 브랜드가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앞으로는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나아가 '크리에이티드 인 코리아'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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