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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안산·시화산단에 편의점 4사 불법 출점 담합 의혹

무명의 더쿠 | 03-06 | 조회 수 923

https://n.news.naver.com/article/024/0000103885?cds=news_media_pc&type=editn

 

국가산업단지 공장 내 편의점 입주 불가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불법 강행
산업단지공단 수년째 시정명령에도 요지부동
합법적으로 영업중인 소매점만 폐점 위기



#1 지난 3월 3일 정오 무렵 안산 반월국가산업단지. 공장 직원들이 삼삼오오 점심 식사를 마치고 편의점에 줄지어 들어간다. 그런데 편의점 간판에는 ‘CU’ 대신 CU 상징색인 진보라색에 공장명과 함께 ‘○○○○ 구내매점’이라고만 쓰여 있다. 신용카드 앱의 영수증 화면에도 ‘CU ○○○○○○점’이라고 표기돼 있지만, 매장에서 받은 종이 영수증에는 ‘○○매점’이라고 써 있다. 인근 시화산업단지에서도 이런 ‘위장 구내매점’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2 시화산업단지에서 30년 넘게 슈퍼를 운영 중인 김 모 사장은 인근 공장 내 GS25 구내매점이 생긴 이후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편의시설이 부족한 공장 용지에서 직원 복지를 위해 제한적으로 내부 영업만 허용된 구내매점에서 버젓이 외부인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월국가산업단지의 근린생활시설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이 모 사장도 같은 처지다. 대로변에 위치한 공장에서 지난해 CU 구내매점을 오픈한 이후로 일매출이 50만원 안팎 감소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안산·시화산업단지 내 공장용지에서 용도변경을 하지 않고 암암리에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편의점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논란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과 지자체가 수년째 시정 명령을 하고 있지만 요지부동이다. 편의점 본사들의 변칙 출점 경쟁에, 합법적으로 근린생활시설용지에서 영업 중인 소매점들만 폐업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다.
 

안산·시화산업단지 내 공장 용지에서 용도변경을 하지 않고 편의점들이 40여개 운영 중이어서 논란이다. 사진은 CU, GS25, 이마트24의 ‘위장 구내매점’과 외부인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 (노승욱 기자)

안산·시화산업단지 내 공장 용지에서 용도변경을 하지 않고 편의점들이 40여개 운영 중이어서 논란이다. 사진은 CUGS25, 이마트24의 ‘위장 구내매점’과 외부인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 (노승욱 기자)안산산업단지 불법 편의점 40여개

‘직원용 매점’ 써놓고도 버젓이 영업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집적법)에 따르면, 산업단지 내 공장용지에선 원칙적으로 공장만 운영해야 한다. 정부가 제조업 육성을 위해 토지를 저렴하게 불하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구내식당 등 직원 복지를 위한 부대시설 운영이 일부 허용되긴 하지만 편의점을 비롯한 소매점은 현행법상 포함되지 않는다. 즉, 현재 안산·시화산업단지 내 ‘구내매점’으로 간판을 내걸고 외부인 영업을 하는 편의점들은 모두 불법이란 얘기다.

(중략)

“이런 문구가 쓰여 있는데 외부인에게 판매해도 되느냐”라고 물었지만 “일일이 외부인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그냥 다 팔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또 다른 매장에서도 외부인 영업을 해도 되냐고 묻자 “알바생이라 잘 모르겠다. 관련 내용을 고지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변칙 점포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근린상가에서 정상적으로 임대료를 내고 영업하는 편의점주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일반 상가는 공장용지보다 임대료와 권리금이 훨씬 비싸지만, 위장 구내매점들이 도로에 문을 내고 불법으로 외부인 영업을 자행하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한다.

근린상가의 한 편의점주는 “상권 분석 당시 주변에 경쟁점이 들어올 수 없는 입지라고 판단해 비싼 월세와 권리금을 감수하고 창업했다. 이런 식이면 누가 근린상가에 들어오려 하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산단공 경고에도 출점 강행한 CU

불법 모를 수 없어…“모두가 담합”

산단공도 계도 활동을 하고는 있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단지 입주기업, 불법 편의점주, 공인중개사, 편의점 본사, 안산시 등을 대상으로 10여차례 위법사항을 통보하고 소명 자료 제출 및 준법 경영을 촉구했다. 이에 대부분의 편의점들은 기존점의 외부인 영업은 못 막아도 추가 출점은 중단한 상태다.

문제는 CU다. CU는 지난해 2월 산단공의 ‘국가산업단지 공장 내 소매점(편의점) 입주 불가’ 통보를 받고도 추가 출점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단공은 CU에 사전 별도 경고 후 추가로 보낸 공문에서 “산업시설구역에 설립된 공장 내 소매점의 경우 종업원 복리후생을 위한 부대시설(구내매점) 기능만 가능하며,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는 판매점 영업행위는 불가하다”고 설명한 뒤, “프랜차이즈 본사는 기존 편의점 계약 철회 및 추가 출점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없도록 관리해달라”고 당부했지만 결국 출점을 강행한 것이다.

안산·시화산업단지에 만연한 불법 편의점들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조직적 은폐와 담합이 작용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된다. 편의점 출점이 승인되려면 점포개발 담당 직원은 물론, 여러 부서의 교차 검증과 보고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전직 점포개발팀 A씨는 “출점을 승인 받으려면 등기·지적·건축·토지이용 등 공부서류(부동산의 공적장부)를 발급해서 제출해야 한다. 그 서류를 검토하는 부서도 따로 있다. 건축물 대장에 ‘공장 용도’로 돼 있으면 공장만 입점해야 하는데, 여기에 편의점이 들어간 것을 다른 부서에서도 묵인했다면 이는 윗선의 지시로 밀어붙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가 불법 편의점을 줄줄이 오픈하는 것을 본 점포개발 담당 직원들은 ‘저기가 하니 우리도 하자’ ‘이러다 다 뺏긴다’ 식으로 같이 뛰어들었을 것이다. 불법임을 모두가 알면서도 암암리에 출점을 지속한 것은 사실상 담합을 한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불법 인정하지만 점주만 단속?

“본사도 공동 책임, 위약금 면제해야”

편의점 4사(CU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에 관련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모두 불법 운영 소지가 있음을 인정했다. 단, 한결같이 “외부인 영업을 안 하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는 곳은 없었다.

일례로 BGF리테일은 “해당 지역 내 편의점은 근로자들을 위한 구내매점 형태로 운영 중이며 내부 인원만 이용할 수 있도록 외부인 식별이 불가한 매점 간판을 부착, 현장에서도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CU 공식 앱 ‘포켓CU’에는 픽업 가능한 매장 리스트에 위장 구내매점들이 여전히 다수 등록돼 있다. 앱을 통해 2개점에서 픽업 주문 후 상품을 수령해봤지만 역시 아무런 외부인 확인 절차는 없었다. 외부인 출입이 수월한 통로 설계, 앱 기반 픽업 서비스 제공 등 본사가 불법 영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놓고 점주에게만 불법 영업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성민 좋은친구들 대표(전 가맹거래사협회장)는 “본사가 진정으로 외부인 영업을 막을 의지가 있다면, 외부인 출입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설계 변경, 외부 고객을 유인하는 각종 광고물 제거부터 해야 한다”며 “이런 조치로 점주가 가맹 계약을 해지한다면 본사도 책임이 있으니 위약금을 면제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산단공 관계자는 “상반기 중 시행되는 산업집적법 개정안에 맞춰 본사와 해당 점포들에 외부 영업 금지를 재차 고지하고, 그럼에도 지켜지지 않는 점포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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