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생사 걸린 전선(戰線) 오간 축구선수…이기제의 ‘이란 탈출’ 108시간 그 살 떨리는 기록[단독인터뷰]
1,172 3
2026.03.06 08:49
1,172 3
이기제가 1일 이란 테헤란 대사관에서 찍은 폭발 사진.제공 | 이기제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돌고 돌아, 그리고 또 돌아 이기제(35)는 고국 땅을 밟았다.

이란 프로축구 페르시안 걸프 리그의 메스 라프산잔에서 뛰던 이기제는 지난달 28일 오후 2시 30분경 황급하게 버스에 올랐다. 알루미늄 아락과의 대결을 앞둔 날이었는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선제 타격을 가하면서 전쟁이 발발, 축구를 포함한 국내 스포츠 경기가 모두 급하게 취소됐다.

이기제와 동료들이 탑승한 버스는 경기장이 아닌 수도 테헤란으로 향했다. 케르만주 라프산잔은 테헤란과 약 1100㎞ 떨어진 곳이다. 차로 약 12시간을 가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 이기제는 본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경기가 갑자기 취소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빨리 테헤란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해서 정신없이 버스에 올라탔다”라고 말했다.

버스 안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이기제는 “국내 선수들은 인터넷이 되더라. 알리 하메네이(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는 소식도 버스에서 동료들에게 들었다.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확히 어느 지역인지는 모르겠는데 미사일이 떨어지는 것도 두 눈으로 봤다. 무서웠고 빨리 테헤란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12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라고 버스 안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로 아프산잔에서 테헤란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야즈드, 나트나즈 등의 도시는 공습으로 피해를 입었다. 이기제가 탑승한 버스도 절대 안전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메스 라프산잔에서 뛰던 이기제.출처 | 메스 라프산잔 SNS


어렵게 테헤란에 도착한 이기제는 곧바로 대한민국 대사관으로 향했다. 이미 많은 교민이 모인 상태였다. 이기제는 “1일 새벽에 대사관에 들어갔다. 한국 분들이 있으니 그나마 안심이 됐다.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안부를 주고받았다”라면서 “그곳에서 이란 여자배구대표팀 이도희 감독님도 봤다. 다들 초조하고 불안한 표정이었다. 나도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밝혔다.

대사관도 안전한 곳은 아니었다. 근처에서 폭격이 일어나 교민들과 함께 지하 공간에서 대피해야 했다. 이기제는 “큰 폭발음이 들려 대피하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큰 연기가 보였다”라면서 “정말 무서웠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회상했다.

대사관에서 하루를 보낸 이기제는 2일 대사관의 임차 버스를 타고 또다시 약 1000㎞를 이동해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향했다. 이란을 떠나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었다. 이기제는 “투르크메니스탄으로 가는 길도 정말 길었다. 물리적인 시간도 길었지만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가족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인터넷이 안 돼 국제전화로 짧게만 했다. 한국에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기제. 제공 | 대한축구협회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을 거친 이기제는 주투르크메니스탄 한국 대사관에서 임차한 버스를 타고 수도 아시바가트 공항으로 향했다. 3일 자정을 넘겨서야 마침내 비행기에 탑승했고, 중국 우루무치와 지난, 두 곳을 경유한 뒤 마침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그렇게 도착한 시각이 4일 오후 9시 10분이었다. 라프산잔을 떠난 지 약 108시간 만의 고국 땅을 밟았다.

이기제는 “비행기 안에서 한국 땅이 보이는데 정말 마음이 이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도착하자마자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 삼겹살로 힘들었던 여정을 달랬다.

라프산잔을 떠난 이기제는 K리그에서 새 팀을 찾는다. 산전수전 다 겪고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그는 “생사의 고비를 넘긴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축구선수로서 감사함을 갖고 뛰겠다”라는 소회를 전했다. weo@sportsseoul.com

 

 

 

https://m.sports.naver.com/kfootball/article/468/0001222218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리얼베리어🩵 수분장벽✨ 워터리 히알 세럼 체험단 30인 모집 365 04.24 25,98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93,40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265,38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75,07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571,70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03,91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52,80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9 20.09.29 7,461,90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4 20.05.17 8,673,73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0 20.04.30 8,564,50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96,20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54182 기사/뉴스 “양치 좀 해 냄새나” 미노이, '열애설' 우원재 실명 저격..왜? [Oh!쎈 이슈] 14:04 156
3054181 이슈 전쟁 나가느니 차라리 러시아에 점령 당할래...독일 Z세대 불만 폭발...jpg 14:04 33
3054180 이슈 고양이 약 먹이는 방법.gif 14:04 64
3054179 이슈 <궁> 레전드 미감으로 꼽히는 첫날밤+합방씬 4 14:02 489
3054178 이슈 [KBO] 히어로즈 박병호 전성기 6년 성적 2 14:01 195
3054177 유머 또다시 세계는 하나(N) 14:01 147
3054176 이슈 BL드 행사하러가서 성추행으로 소속사 방출된 카미무라 켄신 복귀 3 14:00 501
3054175 정치 ‘이재명의 민주당’ vs ‘김어준의 민주당’ 내전은 현재진행형 8 13:59 201
3054174 이슈 자우림 <스물다섯, 스물하나> 야구장 쌩라이브 ㄷㄷㄷㄷㄷ.twt 3 13:59 520
3054173 이슈 후기방 난리난 일상에서 발견하는 귀여운 것들을 수집하는 후기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jpg 13 13:59 1,233
3054172 이슈 달려라 방탄 춤 추는 지민 4 13:58 338
3054171 유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논란 미러링짤 2 13:57 736
3054170 유머 독이 있어서 위험한 복어를 현대인들이 먹을 수 있는 이유 13 13:53 1,819
3054169 이슈 연습량 어마무시하다는 포레스텔라 일화 8 13:47 706
3054168 유머 새우튀김 카레우동를 시켰는데 버그걸린것처럼 음식이 나옴 7 13:44 3,558
3054167 정보 후기방 난리난 3년 전부터 식물 키우기 시작해서 현재 150종 넘게 키우는 후기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jpg 38 13:41 5,085
3054166 유머 해외에서 잘생긴 왕자로 유명한 두바이 왕세자.jpg 31 13:39 4,220
3054165 유머 야구선수의 인사를 새침하게 받아주는 심판 4 13:39 1,160
3054164 이슈 한국여자들이 결혼식에서 검정옷 입으면 장례식이냐 난리치던 놈들이 4 13:39 3,215
3054163 이슈 덕질 짬바가 느껴진다는 강소라의 내가 아이돌 이라면? 23 13:36 1,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