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법원에 제기한 증권 집단소송에서 스코틀랜드 지방정부의 연기금(NESPF)이 대표 원고 지정을 요구하며 소송 전면에 나섰다. 개인이 아닌 자금력과 소송 경험을 갖춘 연기금이 대표 원고로 지정되면 쿠팡 경영진을 향한 압박 수위가 한층 강해질 수 있다.
미국 워싱턴 연방서부지방법원에 계류 중인 쿠팡 증권거래법 위반 집단소송 법원 기록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의 애버딘시의회가 운용기관으로 참여하는 노스이스트스코틀랜드연금기금(North East Scotland Pension Fund·NESPF)이 지난달 17일 법원에 대표원고 지정을 공식 요청했다. 해당 연기금은 운용자산 63억 파운드(11조원) 규모로 스코틀랜드 지방정부연금제도(LGPS) 중 세 번째로 큰 연기금이며, 약 7만9000명의 회원에게 퇴직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연기금은 이번 집단소송의 대상 기간인 지난해 5월7일부터 12월16일 사이 쿠팡 주식 72만411주를 매입했으며, 약 700만 달러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원고로 나선 개인 투자자의 손실액은 약 3만7200달러 수준으로, 연기금 손실 규모와 큰 차이가 있다. 미국 증권 집단소송에서는 일반적으로 가장 큰 경제적 이해 관계를 가진 투자자가 대표 원고로 지정되기 때문에 스코틀랜드 연기금이 대표 원고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연기금의 대표 원고 선임은 다음 달 23일 심리를 거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코틀랜드 연기금의 소송 참여는 소송의 판도를 바꾸는 변수가 될 수 있다. 1995년 제정된 미국 증권민사소송개혁법(PSLRA)은 막대한 자금력과 전문성을 갖춘 기관투자자가 대표원고를 맡는 것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 위주의 소송보다 원고 쪽 변호인단을 훨씬 효과적으로 통제하며 주주 전체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코틀랜드 연기금은 과거 유명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를 상대로 한 증권 집단소송에서도 대표원고로 나서 4억3400만 달러 규모의 합의금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당시에도 쟁점은 경영진의 허위·오도 공시였다. 스코틀랜드 연기금이 선임한 법무법인 그랜트앤아이젠호퍼(Grant & Eisenhofer·G&E)도 타이코인터내셔널 소송에서 32억 달러 합의를 이끄는 등 미국 증권 집단소송 역사상 손꼽히는 대형 합의를 다수 이끌어낸 로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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