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법 라이더 적발 3년 새 4배 폭증
명의도용·무보험 등 취업 경로부터 '불법'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인증 강화 목소리
서울 광진구에 사는 6년차 배달원 신다현씨(48)는 "요즘 콜 잡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고 토로했다. 배달 수요는 꾸준하지만, '도로 위 경쟁자'가 너무 많아진 탓이다. 그는 "10명 중 서너명은 외국인 불법 라이더"라며 "정직하게 보험료 내고 일하는 한국인이 밀려나고 있다"고 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배달 시장이 고수익을 노린 외국인 노동자의 불법 취업 경로로 부상하고 있다. 정식 비자 없이 명의도용 등을 통해 배달업에 뛰어드는 외국인이 급증하면서 안전 문제는 물론, 국내 배달업 종사자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법무부에 따르면 배달·택배 업종 불법 취업 외국인 적발 건수는 2023년 117명에서 2025년 486명으로 3년 만에 4배 넘게 폭증했다. 현행법상 배달업 종사는 ▲거주(F-2) ▲영주(F-5) ▲결혼이민(F-6) 비자 소지자만 가능하다. 그러나 비전문취업(E-9)·유학(D-2) 등 비자로 들어온 외국인이 '불법 라이더'로 활개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배달 업계에선 이들이 주로 '명의도용' 방식을 활용한다는 지적이 많다. 배달 대행사가 한국인 명의 계정을 다수 확보한 뒤 외국인에게 월 20만~30만원 수준의 일정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식이다. 쿠팡이츠 등 대형 플랫폼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의 라이더 가입을 원천 차단하고 있지만, 시스템상 허점이 존재한다. 외국인 명의 휴대폰이어도 한국인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인증번호만 공유하면 플랫폼의 정책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노동자가 불법·위험을 무릅쓰고 배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압도적인 수익성 때문이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 배달원의 월평균 수입은 약 6803위안(130만원)인데, 국내 배달 대행 플랫폼 '바로고'가 집계한 전업 라이더의 평균 수입은 373만8000원에 달한다. 상위 20%는 500만~700만원을 가져간다. 중국 현지보다 3~5배 이상의 고수익이 가능하다. 연간 200만원 안팎의 '배달원 유상운송보험 가입 의무'는 지키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홍슈 등에서는 한국 배달 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묘사하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온다. '한국어를 못해도 번역기만 있으면 하루 4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식의 홍보 영상이 불법 취업을 부추기고 있다. 페이스북 등 동남아 대학생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도 한국인 명의·계좌 등을 구하는 방법을 공유한 게시글이 여럿 발견됐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729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