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 부디 늦게오소서.
단종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충신들의 처절한 외침....하늘에서 얼마나 통곡하며 애통해했을지....단종과 사육신, 생육신들이 이제 하늘에서 부디 평안하길 .

#왕과사는남자
🕊️가사
햇살이 담장을 넘어와
그날의 조용한 숨결이 스며
어린 전하의 미소 하나
아직 내 눈에 남아 있네
작은 손 글을 쓰시던
그 떨림이 내 맘에 번져
그땐 몰랐지 그 미소가
조선의 마지막 빛일 줄
무너진 왕궁의 종이 멈춰
붓끝 아래 맹세를 새기며
하늘도 바람도 알고 있네
이 피는 거짓이 없다고
전하, 건강하시옵소서
이 신이 먼저 가옵니다
지켜드리지 못한 죄
이 피로 대신하겠나이다
1455년 여름의 그림자
수양대군이 왕좌를 빼앗았네
박팽년이 이를 악물고
하위지는 고개를 들지 않았네
이개는 붓을 쥔 채
유성원은 밤을 새웠네
유응부는 칼을 갈며
마지막 길을 준비했네
첩자의 입이 열리고
의금부의 문이 닫히네
쇠사슬이 발목을 감쌌지만
우리의 뜻은 꺾이지 않았네
전하, 건강하시옵소서
이 신이 먼저 가옵니다
지켜드리지 못한 죄
이 피로 대신하겠나이다
1456년 여름, 종루의 새벽
붉은 안개가 피처럼 번지고
박팽년의 외침이 하늘을 울렸네
전하, 이 몸은 끝내 물러서지 않나이다!
쇠사슬이 울음을 삼키고
피가 돌바닥에 스며들 때
나는 알았네 —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걸
이 피는 흙이 되어
전하의 이름을 지켜낼 것이다
전하, 건강하시옵소서
이 신이 먼저 가옵니다
언젠가 전하 오시는 날
반갑게 인사드리겠나이다
부디, 부디 늦게 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