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민희진은 ‘좋은 문화’를 위한 결단의 무게를 증명하기 위해 쇼든 뭐든 256억 원을 걸었다. 가장 쉬운 방식으로 그를 헐뜯는 언론들은 대체 무엇을 걸었나
1,684 33
2026.03.05 10:02
1,684 33


민희진 256억 포기가 프레임이라고? 그런 말이 진짜 프레임[위근우의 리플레이]


jPDsNB


민희진은 기자회견을 통해 하이브가 뉴진스를 포함해 진행 중인 모든 소송을 포기하면 자신도 하이브로부터 받을 256억 원을 포기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인터넷 은어인 ‘보법이 다르다’는 표현이 떠오르는 승부수였다. 이것이 얼만큼 진심일지, 혹 진심이 아닌 전략적 의도라면 이 말로 현재 뉴진스를 둘러싼 구도를 어떻게 흔들 생각인지는 내 깜냥으로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특유의 기개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본인의 명분 확보를 위한 말이든 아니든 “이토록 갈가리 찢겨진 마음으로는 결코 좋은 문화를 만들 수 없습니다”라는 발언만큼은 백 번 맞는 말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민희진에게 우호적이든 아니든, 그가 말한 ‘좋은 문화’를 위해 과연 어떤 방식의 화해나 슬기로운 해법이나 선결 과제가 필요할지에 대한 유의미한 논의가 이 기회에 나올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좋은 문화의 핵심인 아티스트를 위해 자신의 몫을 포기할 수 있다고 선언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유튜브 ‘연예뒤통령 이진호’ 채널은 ‘256억 포기쇼’라는 냉소적인 제목의 영상에서 “댓글에 ‘대인배’가 나오는데 산수부터 배우자. (중략) 다니엘 관련 431억, 빌리프랩 20억, 소스뮤직 5억 등 467억이고 467억에서 256억을 빼면 211억이다. 결국 ‘나는 1 포기할 테니 너는 2 포기해’라는 구조다. 이게 무슨 대인배냐”고 비판했다. 그는 “포기라기보다 프레임”이라며 민희진이 짠 프레임을 깨려 했지만, 사실 그야말로 또 다른 왜곡된 프레임을 제공했다. 그의 주장은 하이브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서는 충분할지 몰라도, 민희진이 256억 원을 포기할 이유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는 마치 민희진이 마진 –1인 상황을 0으로 만들며 결과적으로 1을 이득 보는 것 같은 프레임을 구성했지만 그의 말을 돌려주자면 “산수부터 배우자.” 그가 말한 다니엘 관련 431억 중 300억은 다니엘의 위약벌이고 민희진까지 묶인 건 제3자 손해배상 소송 100억이며 민희진이 오직 자신과 관련한 소송을 다 진다고 가정해도 256억을 받으면 최종 마진은 100억이 넘는다. 그러니 단순히 1을 포기하고 2를 얻는 꼼수인양 말할 수 없다.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그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려는 의도라 해도 그는 100억 이상을 포기하는 제안을 던졌으며, 그걸 대인배라 부르든 말든 통 큰 베팅인 건 사실이다.


기사에선 민희진이 1심에서 승소했을 뿐 2심에서 달라질 수 있기에 “실제로 손에 쥐지 않은 돈을 걸고 협상 카드로 내민 셈”이라고 비웃었지만, 그런 식이라면 아예 판결조차 나오지 않은 467억을 온전히 하이브와 어도어의 몫으로 계산하는 셈법이 더 우스운 것 아닐까.


나는 민희진이 거대 자본에 저항하는 혁명가나 순결한 피해자나 아티스트를 위해 모든 걸 포기한 순교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전략적이거나 계산적 모습이 있다고 해서 그가 말한 가치가 몽땅 거짓이 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수 매체가 민희진이 포기하겠다고 말한 금액과 그로 인해 하이브가 포기해야 할 금액의 비대칭을 말하며 누가 이득이고 누가 손해인지 따져보려 했지만, 나는 그러한 대차대조표보다 숫자로 환원될 수 없는 포기라는 행위의 결단성에 대해 주목하고 싶다. 누가 더 이득이고 더 손해이고를 따지는 걸 멈추기 위해선 우선 내가 가진 걸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에게도 결단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니 관대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엄정하기 위해선 그 결단을 통해 따라올 변화의 가능성과 책임에 대해 진지하게 다루고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희진이 벌인 게 쇼냐 아니냐를 질문하는 것보다는, 쇼라면 그 퍼포먼스가 어떤 가상적 믿음과 환상을 제공하는지, 그것에 좋거나 나쁜 잠재력이 있거나 없는지, 각 주체의 책임을 어떻게 재배치하는지 따져보는 것이 현상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기자는 회의주의자여야 하지만, 의도를 한없이 의심하기만 하는 것은 실천적 차원의 숙제를 회피하는 것에 그칠 뿐이다. 민희진에 대한 악의 섞인 언어와 별개로, 그들의 의심은 딱 책임지지 않을 의심 그 자체의 안온함에 머물고 있다. 어쨌든 민희진은 ‘좋은 문화’를 위한 결단의 무게를 증명하기 위해 쇼든 뭐든 256억 원을 걸었다. 가장 쉬운 방식으로 그를 헐뜯는 언론들은 대체 무엇을 걸었나.


위근우 칼럼니스트

전문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431283

목록 스크랩 (0)
댓글 3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프로젝트 헤일메리> IMAX 시사회 초대 이벤트 887 03.04 21,99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12,59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858,53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898,59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188,12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2,24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06,36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26,19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32,09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17,6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98,36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10124 이슈 에이브릴 라빈 팬들마저 이 노래 대체 뭐냐고 할 만큼 반응 안 좋았지만 숨어서 듣는 사람도 제법 있는 노래... 13:11 19
3010123 유머 친구 : 나 우울해서 애기 낳았어 ㅜㅜ.twt 2 13:09 746
3010122 유머 어느 중학생이 게임에 현질을 하지 않는 이유 13 13:08 697
3010121 기사/뉴스 [KBO] 롯데 고나김김 근신 조만간 풀리나…안지만 말마따나 선수생명 끊을 순 없다, 불법도박 평생 반성해야 8 13:07 279
3010120 이슈 멜론 역대 걸그룹 곡중 최장기간 진입, 역대 최다 스트리밍 기록중인 곡 3 13:07 372
3010119 이슈 럽라 시리즈 15년간 그림체 변화...jpg 1 13:06 290
3010118 이슈 나라를 대표하는 개들 2 13:06 199
3010117 이슈 이 우정 영원했으면 좋겠는 아이돌 조합 2 13:05 495
3010116 유머 부장님이 막내딸 회사에 데려옴 7 13:05 1,611
3010115 팁/유용/추천 오늘 출시하고 반응 ㅈㄴㅈㄴㅈㄴ 좋은 게임 7 13:05 802
3010114 이슈 김세정 인스타그램 스토리 업로드 1 13:04 367
3010113 정치 국힘 "증시 패닉, 정부 무능 자초" 논평 직후 코스피 10%대 반등 17 13:04 407
3010112 이슈 급식실에 민원이 계속됨 35 13:03 2,313
3010111 기사/뉴스 박지훈, 노 젓다가 부러질 듯…'천만 예약' 단종→취사병→아이돌 컴백 [엑's 이슈] 4 13:03 364
3010110 이슈 케빈 워시가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공식 지명됨(쿠팡 사외이사) 3 13:01 455
3010109 기사/뉴스 최미나수, ‘도라이버’서 홍진경과 재회…“송승일·김고은과 촬영 완료” [공식] 13:00 370
3010108 이슈 [단독] 르세라핌·투어스, 4월 나란히 돌아온다…하이브 가요계 접수 24 12:59 577
3010107 기사/뉴스 '재판장 모욕' 김용현 변호인, 감치 집행 무산‥"소재 파악 안 돼" 18 12:57 544
3010106 이슈 저렇게 계속 폭탄투하중인데 전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미국행정부 15 12:55 1,418
3010105 기사/뉴스 [단독] UAE 출장 방산업체 직원들 군사작전 동원 의혹‥'천궁' 운용 목적 3 12:54 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