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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2026년에 ‘여성의 날’이 왜 필요해” 누군가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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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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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이 세계여성의 날 118주년을 맞이해 '2026년에 여성의 날이 필요한 이유'를 정리했다. ⓒ제미나이 생성
여성신문이 세계여성의 날 118주년을 맞이해 '2026년에 여성의 날이 필요한 이유'를 정리했다. ⓒ제미나이 생성


"대한민국 성평등 사회 다 됐는데 여성의 날이 왜 필요해."

여성의 날이면 으레 듣게 되는 말이다. 여성의 날을 축하하는 장미 대신 돌아오는 냉소적 물음에 가슴이 답답해졌을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아직도?"라고 묻는 이들에게 "이래서!"라고 당당히 답할 수 있도록, 여성신문이 '2026년에 여성의 날이 필요한 이유'를 정리했다.

118년 전통의 '여성의 날'… 세계가 축하하는데 한국만 빠질 수 있나

먼저 여성의 날의 기원부터 알아보자.

1908년 3월 8일, 뉴욕의 여성 섬유 노동자들 1만 5천여 명이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길 위로 쏟아져 나왔다.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규모 집회였다. "우리에게 빵을 달라, 장미도 달라!" 이들이 요구했던 '빵'은 굶주림을 해소할 생존권을, '장미'는 남성에게만 부여했던 반쪽짜리 참정권을 의미했다. 이날의 움직임은 1975년에는 유엔이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선포한 배경으로 꼽힌다.

불타는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죽어가야 하는 것을 그저 지켜봐야만 했던 뉴욕 시민들에게, 여성 노동자들의 시위는 큰 울림을 줬다. 이에 1909년, 여성 노동운동가이자 미국 사회당 지도자였던 테레사 말 키엘은 '여성의 날'을 만들어 기념할 것을 제안했고 이를 계기로 1909년 2월 28일 미국에서 첫 번째 '전국 여성의 날'이 선포됐다.

유럽에서도 여성의 날 제정 움직임이 이어졌다. 1910년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국제여성노동자회의에서 독일의 여성운동가 클라라 제트킨과 알렉산드라 콜론타이는 여성의 권리 신장을 주장하기 위해 '여성의 날'을 제안했다. 이후 유럽 각국에서는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연달아 개최됐다.
 
1917년 2월 23일 국제여성의날 시위에 참가한 러시아 여성들. 시위자들은 "아이에게 먹을 것을" "가족들에게 병사를" "수호자들에게 자유와 평화를"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State Museum of Politi
1917년 2월 23일 국제여성의날 시위에 참가한 러시아 여성들. 시위자들은 "아이에게 먹을 것을" "가족들에게 병사를" "수호자들에게 자유와 평화를"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State Museum of Political History of Russia


러시아의 2월 혁명을 여성의 날의 기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1차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3월 8일, 러시아 제국의 수도 페트로그라드에서는 여성 노동자들이 제정 타도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공헌으로 당시 러시아의 황제였던 니콜라이 2세가 폐위됐고, 2월 혁명은 그해 10월 사회주의 혁명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소련의 사회주의 국가들은 이날을 '여성의 날'로 정하고 국경일로 기념했다.

한편, 북한에도 여성의 날이 있다. 북한은 3월 8일 '국제 부녀절'을 국가적 명절로 크게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한 목적이 커,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한 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세계가 함께 여성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흐름에서 한국만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26년 한국에 여성의 날이 필요한 이유

지난 2025년, 한국 사회는 역사적인 판결 하나를 마주했다. 성폭력 가해자의 혀를 절단해 저항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최말자 씨 사건이 재심 끝에 61년 만에 무죄로 바로잡힌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가 인정된 이 상징적인 판결은 우리 사회의 성평등이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포기하지 않고 투쟁해온 결과임을 증명했다.
 
지난해 7월 23일 재심 첫 공판을 앞두고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손을 번쩍 든 최말자씨. ⓒ손상민 사진기자
지난해 7월 23일 재심 첫 공판을 앞두고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손을 번쩍 든 최말자씨. ⓒ손상민 사진기자


하지만 승리의 기쁨 뒤에는 여전히 산적한 과제들이 놓여 있다. "성평등 사회 다 됐다"고 믿는 동료에게 건네줄, 2026년 우리가 마주한 '여성의 현실'을 정리했다.

먼저, OECD 1등인 성별 임금 격차다. 'OECD 성별 임금 격차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은 성별임금격차가 OECD 통계에 처음 포함된 1992년 이래로 단 한 번도 깨지지 않았다. 2024년 한국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는 30.7%로, OECD 평균인 11.3%를 훌쩍 뛰어넘는다.

여성 대표성 역시 현저히 낮다. 대한민국은 지방자치제를 시행한 이래로 단 한 번도 여성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을 배출한 적이 없다. 현 22대 국회의 여성 비율은 21.3%로, 여전히 OECD 최하위권 수준이다.

여성의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조차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임신 중절을 한 여성과 이를 도운 의사 등을 처벌해 온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임신 중지 보완 입법이 7년째 이뤄지지 않아 여성의 건강권은 무법지대에 방치돼 있다.

여성 혐오에 기반한 교제 폭력 발생 빈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교제폭력 112 신고 건수는 2021년 5만7305건에서 2024년 8만8394건으로 4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교제폭력을 막기 위한 법은 10년 가까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4월 11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결정 환영 집회가 열렸다. ⓒ여성신문
2019년 4월 11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결정 환영 집회가 열렸다. ⓒ여성신문


올해 세계여성의 날 주제는 '베풀수록 커진다'

올해 세계여성의 날(IWD) 조직위원회가 선정한 여성의날 주제는 '베풀수록 커진다(Give to Gain)'다. IWD 조직위원회는 "우리는 나눌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아낌없이 베풀며 성평등을 실현하자"고 전했다. 또 "이번 캠페인은 호혜와 지지의 힘을 강조한다. 개인과 조직, 지역사회가 아낌없이 베풀수록 여성들을 위한 기회와 지원도 늘어난다"며 "여성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때, 우리 모두 도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개인 차원에서 고정관념을 지적하고, 차별에 맞서며 편견에 의문을 제기하고, 여성의 성공을 축하하는 방식으로 지지를 보낼 수 있다. 우리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며 "기부부터 지식·자원 공유, 인프라 구축, 옹호 활동, 교육, 훈련, 멘토링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발전을 위한 모든 기여는 서로를 지지하고, 긴밀하게 연결된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날이 왜 필요하냐며 한 소리를 하는 동료. 악의적인 여성혐오자일 수도 있지만, 들어왔던 익숙한 말을 반복한 것일 수도 있다. 여성의 날을 주제 삼아 대화하며, 동료가 성평등 실현 지지자로 변모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
 
오는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2026 세계여성의날(IWD) 조직위원회는 '베풀수록 커진다'(Give To Gain)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세계여성의날 조직위원회(IWD) 웹사이트
오는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2026 세계여성의날(IWD) 조직위원회는 '베풀수록 커진다'(Give To Gain)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세계여성의날 조직위원회(IWD) 웹사이트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134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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