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부터 중도좌파 성향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집권 중인 스페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줄곧 반기를 들었다. 과거 중남미 대부분을 식민 지배한 스페인은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것,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합병 시도에 나선 것에도 거듭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미군 기지 사용 이유로 핵심 동맹인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최근 수도 런던에 주영국 중국대사관의 큰 규모로 신설하는 것을 허용한 사안으로도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갈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워싱턴 백악관을 찾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스페인이 미군 기지 사용을 불허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하며 “스페인과의 모든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 배석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에게도 스페인과의 모든 거래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과 산체스 총리를 향해 “끔찍하다(terrible). 아무것도 (같이) 하고 싶지 않다”고 분노를 표했다. 스페인산 상품에 대한 금수 조치 가능성을 거론하며 “당장 내일이라도 스페인과의 모든 무역을 중단할 수 있다. 나에겐 그럴 권리가 있다”고 위협했다. 산체스 정권은 최근 미군이 남부 로타 및 모론 기지에서 이란 공습을 위해 각종 비행기를 운용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 여파로 2일 미 공군의 공중급유기 등 항공기 15대가 두 기지에서 철수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필요한 사례를 제외하면 (미국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완강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교역 중단 위협이 알려지자 스페인 정부는 “우리는 미국의 무역 중단 조치에 대응할 수 있는 필요한 자원이 있다”며 “미국은 국제법과 미-유럽연합(EU) 간 무역 협정을 지키라”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정권이 이란과 가까운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 보유한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의 사용을 당초 불허했다가 1일 밤 뒤늦게 ‘제한적 방어’용으로 허용한 것에도 불만을 표했다. 그는 2일 영국이 뒤늦게 일부 사용을 허가한 것을 두고 “실망했다. 두 나라 사이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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